"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지각 약해져…한반도 규모 7.0 지진 발생할 수도"

15일 경북 포항에서 지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큰 5.4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이튿날에도 규모 3.0 이상의 여진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추가 강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오후 3시 현재 총 45회 발생했다. 이 가운데 4.0∼5.0 미만이 1회, 3.0∼4.0 미만이 3회, 2.0∼3.0 미만이 41회였다.

특히 가장 최근에 일어난 경주 지진과 포항 지진이 역대 1, 2 규모인데다 활성단층인 양산단층대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산단층은 경북 영덕군에서 경남 양산시를 거쳐 부산에 이르는 영남 지방 최대 단층대를 말한다.

이 단층대는 고리, 월성 등 원자력 발전소가 밀집된 지역이어서 국민들은 더 심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1년 2개월 사이에 50㎞도 안 되는 가까운 지역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한 만큼 양산단층과 울산단층 등에 대한 정밀조사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5.0 이상의 강진은 모두 10차례였다. 이 가운데 최대 규모가 지난해 9월 12일 경주 지진(5.8)이다. 경주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1년 2개월 만에 인접한 포항에서 두 번째 규모의 강진이 일어나면서 추가 강진에 대한 공포감이 엄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경주나 포항 지진보다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경주 지진으로 인해 주변 지역 지층에 응력이 쌓였고, 그로 인해 이번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지각이 약해진 상황에서 그동안 응력까지 쌓인 탓에 더 큰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했다.

홍 교수는 지진파의 전달 속도가 느려졌다는 점이 지각이 약해졌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나라 인근 지각의 지진파의 전달 속도가 최대 3%가량 늦어졌다"며 “멀쩡했던 지각의 지진파 전달 속도가 3% 줄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것이며, 지각이 약해졌기 때문에 응력을 견디는 한계치도 낮아져 최대 규모 7.0 안팎의 큰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재해산업연구소 교수는 “포항 지진이 본진인지, 더 큰 지진이 발생하기 전의 전진인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지진 총괄 컨트롤타워 구축, 지진 위험도 분석지도 제작 등 지진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포항 지진은 경주 지진보다 에너지가 약 4분의 1 수준이었지만 지진 발생 지점이 상대적으로 얕았기 때문에 사람이 느끼는 진동(진도)은 훨씬 강했다. 또한 포항의 지반이 제3기 퇴적암인 이암층이 분포하는 곳이어서 단단한 화강암 암반으로 이뤄진 경주에 비해 피해가 컸다는 분석이다.

경개복 한국교원대 교수는 “경주 지진이 수평 이동에 의한 것이었다면, 포항 지진은 수직운동, 역단층에 의한 지진인 것으로 보인다”며 “깊이도 경주 지진이 11~15㎞ 깊이에서 발생했지만 포항 지진은 8㎞ 깊이에서 발생해 서울 등 전국이 흔들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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