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가설에 사업자 “무관하다” 부인

포항 강진 원인을 놓고 흥해읍에 건설되고 있는 지열발전소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가설이 제기되자 해당 사업자가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지진전문가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김광희 교수는 포항 강진과 관련, 최근 언론에 출연해 “진앙지에서 2km 떨어진 곳에 지열발전소를 세우면서 지하 깊숙이 박은 시추공이 활성단층을 건드린 것일 수 있다”는 가설을 조심스레 내놓았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유발지진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대표적인 지진 다발 지역은 캘리포니아이다.

최근 몇 년간 오클라호마 지역에서 많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지하 깊숙이 시추를 했기 때문이란 분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하 깊숙이 시추공을 1천개씩 박다보면 이 가운데 한 두 개가 단층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포항 지진이 나자 15일 오후 곧바도 현장에서 기상청 화산지진센터 전문가들과 함께 지진 원인 분석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포항의 지열발전사업 주관 기관인 ㈜넥스지오는 지열발전이 포항 지진의 원인일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과 관련해 “무관하다”는 입장을 16일 밝혔다

이번 지진 진앙과 가까운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 일대에는 국내 최초의 'MW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 개발'의 하나로 4㎞ 땅 아래 열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지열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2년간의 면밀한 조사와 검토를 거쳐 내년부터 전력 생산을 위해 지하 4.2∼4.3㎞ 지점에 지열발전정 2개 시추를 완료한 상태다.

넥스지오 측은 “2개 시추공은 지진과 관련이 예상되는 단층과 무관한 위치에 설치된 데다 시추공 설치로 지진이 발생한 예는 보고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깊은 땅속에서 지열수를 순환시키는 비화산지대 지열발전 특성에 따라 지하에 물을 주입하며 인공저류층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지진이 발생한 경우는 일부 있지만 이 또한 지하에 물을 주입하는 중이거나 주입 후 일주일 이내에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업체 측은 “포항의 지열발전 현장은 지열수 순환 설비 설치를 앞두고 지난 9월 18일 이후 두 달간 현장 작업을 모두 중지하고 지열정을 압력 개방한 상태”라며 “이 기간 현장 주변의 정밀지진 관측 시스템에서 단 한 차례도 뚜렷한 지진활동이 관측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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