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다 됐다.
92명이 다쳐 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고, 포항에서만 546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전국적으로 지진피해복구를 위한 도움의 손길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도 이재민들은 대피소에서 강추위속에 떨고 있다. 지역 경제도 매서운 한파만큼이나 차가울 뿐이다.

우선 지진이 나고 뚝 끊긴 관광객 발길과 움츠러든 소비심리가 좀처럼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 관광업 종사자 등은 여전히 한숨만 쉬고 있다.
대게철을 맞아 관광객 등으로 북적여야 할 죽도시장은 한산하며, 김장철을 맞은 곳곳의 전통시장에도 손님의 발길이 끊어진 지 오래다.
죽도시장 방문객은 지진이 일어나기 전보다 20∼30% 줄어든 상황이다.
남구 호미곶 방문객은 지진 발생 전에는 주말이나 휴일 4천∼5천명을 기록했으나 지진이 나고는 1천500∼3천800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말을 맞아 특수를 기대한 주요 호텔 등 숙박업계도 예년과 비교하면 예약률이 20∼30% 줄었고, 일반 유통소매점 손님도 지진 전보다 30% 정도 감소했다고 한다.  
포항경제를 살리려는 각계 노력이 잇따르고 있지만 지진피해의 체감경기는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건축물 피해에 대한 응급복구가 완료됐지만 주택 곳곳의 균열피해를 낸 농어촌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채 올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재민이 임시로 거주하는 흥해체육관에는 여전히 187가구 402명이 살고 있다.    
대성아파트, 한미장관아파트를 비롯해 집이 부서진 흥해 주민들이다.
이주 대상인 대성아파트 주민 상당수는 임대아파트를 구해 나갔지만 이주 결정이 나지 않은 한미장관아파트를 비롯한 다른 피해 주민은 막막함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직접 피해를 본 이재민이 아니더라도 상당수 포항시민은 여전히 지진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포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발빠른 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곳곳의 피해지역을 재건하려면 물리적으로 수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지진발생 초기 전국적인 관심과 지원이 집중됐지만 이젠 포항시민들의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해쳐나가야 한다.
포항시와 정부가 추진중인 각종 재건사업에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말아야 할 것이며, 정부와 지자체 또한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피해주민들에 대해 끝까지 믿음을 주는 행정을 펴 나가야 한다.
또한 지진의 원인과 사후 대처에 대한 여러가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포항의 도시정상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유언비어와 선동적인 언행은 모두가 자제해야 한다. 서로 양보하고 한 마음 한 뜻이 될 때만이 포항은 오전히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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