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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용의 세계 여행] 잘 키운 캐릭터 하나, 열 산업 안 부럽다일본 도쿄편 - <1> 마리오카트
   
▲ 크리스마스 연휴에 서울역과 닮은 도쿄역 앞에서 단체 사진 찰칵.

“미야모토 시게루가 게임을 만들었지만 사실 그것은 세상을 창조했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 (‘스타크래프트’ 기획자 빌 로퍼)

빨간 모자에 파란 멜빵바지, 콧수염을 한 이탈리아 배관공. 쿠파에게 잡혀간 공주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왼손으로 방향키를, 오른손으로는 점프 버튼을 누른다. 벽돌을 깨서 나오는 큰 버섯을 먹으면 키가 자라고, 꽃을 먹으면 불꽃을 쏠 수 있다.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봤을 ‘슈퍼마리오’ 게임. 닌텐도사가 개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바 있다. 닌텐도의 ‘동키콩’과 ‘마리오 브라더스’에 이어 1985년 등장했다. 지구촌 사람들이 사랑하는 슈퍼마리오는 ‘실패’속에서 태어났다.

오늘날 세계 최대 게임업체인 ‘닌텐도’는 미국 진출을 위해 당시 인기였던 ‘뽀빠이’ 캐릭터 판권을 사려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미야모토 시게루(宮本茂)는 직접 캐릭터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의 첫 작품 ‘동키콩’에서 ‘마리오’가 처음 등장한다. 뽀빠이와 올리브, 브루투스는 각각 ‘마리오’, ‘레디’, ‘동키콩’으로 탄생했다. 여기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추가되면서 슈퍼마리오는 명실상부 게임의 왕좌에 올랐다.

마리오는 왜 마리오가 됐을까. 당시 닌텐도 미국 지사가 있던 빌딩 주인인 이탈리아계 주인인 마리오 시갈(Mario Segale)이 직원들 눈에 들어왔다. 게임 속 캐릭터와 닮은 그의 외형을 보고 마리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쯤 되면 마리오의 직업이 배관공인 이유도 궁금해진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어릴 적 살던 곳 근처의 한 건물 담장에 특이하게 생긴 작은 맨홀 뚜껑이 있었다”며 “어느 날 문득 맨홀을 열고 들어가면 어디로 통할지 궁금해졌다”고 밝혔다. 그의 무한한 상상력은 지하세계와 배관의 모티브가 됐다.

대학 시절 밴드부에서 기타를 쳤던 미야모토 시게루는 게임도 듣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전문 작곡가 '콘도 코지'에게 음악을 맡겼다. 중독성 강한 배경 음악은 음반으로도 판매됐다. 마리오는 영화로도 제작돼 게임 캐릭터 최초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헌액됐다. 게임 산업을 예술 영역으로 확대시킨 것이다.

화투 제조·판매업 회사로 출발한 닌텐도는 비디오 게임에 그치지 않고 2004년 휴대폰 게임기 닌텐도DS 시리즈, 동작인식 게임기 Wii로 세계 게임업계를 평정했다.

마침내 게임 속 캐릭터가 오프라인에 등장하기까지 이른다. 일명 ‘마리카’(마리오카트)는 슈퍼마리오 캐릭터 복장을 하고 도교 시내를 카트를 타고 달리는 체험이다. 닌텐도는 지난해 2월 마리카를 대상으로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1000만 엔(한화 약 1억)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마리카는 도쿄에 총 7개 지점이 있다. 홈페이지에서 코스와 이용 시간을 확인한 후 SNS로 예약 문의를 하면 된다. 마리카는 1인용 카트로 국제운전면허증과 여권을 소지하고 있어야만 시승이 가능하다. 투어는 날씨와 상관없이 진행된다. 주의사항을 읽은 뒤, 원하는 코스튬을 선택하면 된다. 라이딩 영상을 촬영하고 싶은 경우엔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스피커, 액션카메라 등을 대여할 수 있다. 운전법과 안전 사항은 가이드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간혹 게임 속 상황을 따라한답시고 바나나 껍질을 던지는 등의 행위는 금지된다.

나는 친구와 함께 지난달 22일 '오타쿠들의 성지'인 아키하바라점을 이용했다. 반갑게도, 가이드와 팀원들이 모두 한국인이었다. 평소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운전법은 왼발로 브레이크, 오른발로 가속페달을 사용한다. 차체가 일반 차량보다 낮아 배기가스를 흡입하기 때문에 가게에서 제공해주는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일본에선 차량이 왼쪽 차선으로 다녀 헷갈릴 것 같지만 가이드를 잘 따라가면 위험하지 않다. 도쿄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고 핫플레이스에 잠깐 내려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지난 2012년 첫 방한한 미야모토 시게루는 “나는 항상 즐겁게 놀 새로운 경험을 창조한다. 나와 닌텐도의 창조력의 비밀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라며 “닌텐도는 앞으로도 유저가 필요한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게임 산업으로 일본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닌텐도의 행보가 부러웠다. 물적 자원 없이도 가능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게임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게임 중독 예방을 위해 심야시간(0~6시)에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게임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규제보단 올바른 게임 이용에 대한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역발상으로 접근해야 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게임 산업은 인적 자원이 풍부한 한국에서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함께 경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부용 기자  queenn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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