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편 - <2> 후지큐 하이랜드

 

4대 절규 머신 중 마지막 남은 놀이기구인 돈도파(ドドンパ )를 타려니 시간이 좀 남는다. 쉬어가는 타임으로 ‘전율미궁’으로 향한다. 실제로 현존했던 폐쇄된 병원을 개조해 테마 건물로 재탄생시켰다. 첫 공개는 1999년으로 지금까지 몇 번 리뉴얼했다. 체험코스 길이가 900m로 세계에 있는 귀신의 집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귀신이 많다. 체험 시간은 1시간이며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retire 출구를 곳곳에 만들어 놓았다. 전율미궁은 프리패스와 별도로 1000엔을 지불해야 한다. 마감이 빨리 되기 때문에 미리 가서 표를 끊는 것을 추천한다. 입장할 때는 손전등을 대여해주는데 1층부터 5층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한다. 보통 귀신이나 좀비의 분장이 허접해서, 또 사람이라는 것이 너무 뻔해서 귀신의 집을 좋아하지만 무서워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전율미궁은 역발상으로 귀신을 마네킹 분장과 똑같이 해서 허를 찔렀다. 그 어떤 귀신의 집보다 재밌고 즐거울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단, 공포영화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출구에 나오자마자 다리가 풀려버리는 경우가 있겠다. 이런 사람들은 부적을 착용하면 귀신의 위협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콘셉트로 부적 판매를 하고 있다.

도돈파는 ‘에네르기 파~’와 같은 뉘앙스의 이름으로 2001년 12월 21일 오픈했다. 항공모함에서 전투기를 발진시킬 때 사용되는 에어 런치 부스터를 사용해 1.8초 만에 172km/h의 속도로 가속된다. 1189m의 트랙 길이의 운행시간은 단 55초다. 이 놀이기구도 처음 느껴본 감정이기 때문에 어떻게 표현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미래로 가는 순간이랄까, 순식간, 눈 깜짝할 사이에, 찰나에 등으로는 부족하다. 이건 직접 겪어보기를 권한다.

이외에도 애니메이션의 왕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놀이동산이니 만큼 ‘진격의 거인 THE RIDE’, ‘에반게리온 월드’ 등도 체험할 수 있으며 굿즈(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스릴이 넘치면서도 안전한 4대 절규머신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뛰어난 상상력과 수학·과학의 위대함이 숨겨져 있다. 실제로 놀이동산 곳곳에는 놀이 기구를 수학 공식으로 풀어낸 게시판이 걸려 있다. 지루하고 긴 줄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이런 소소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일본의 놀이동산에는 후지큐 하이랜드 이외에도 오사카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이하 US), 도쿄의 디즈니랜드·디즈니씨가 있다. 특히 도쿄 디즈니랜드는 오는 2023년까지 3000억엔(약 3조원)을 투자해 대대적인 확장공사를 실시한다. 또 지난해 4월에는 나고야에 세계 8번째 레고랜드를 개장했다. 중국에는 2016년 6월 16일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개장했다. 55억 달러(약 6조원)가 투입, 아시아 최대 규모의 디즈니랜드가 조성된 국가가 됐다. 오는 2020년에는 베이징 US가 문을 열 예정이다. 베이징 US의 계획 면적은 세계최대 규모인 4㎢다. 중국 서우뤼그룹과 미국 유니버셜이 공동으로 200억 위안(약 3조8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다. US는 전 세계 6번째이자 아시아에서는 3번째 건립되는 것으로 총 500억 위안(약 9조원)이 투자된다.

한국은 지난해 경기 화성 송산그린시티에 미국의 글로벌 테마파크인 '한국판 US'를 개발하려던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웬일인지 중국과 일본의 놀이동산에 대한 투자와 반대 노선을 걷고 있는 것이다. 국내 놀이동산의 관람차는 이미 운영을 멈춘 지 오래이며 새로운 아이템(item)이 부족해 매년 비슷한 축제만을 반복, 지루하고 정체돼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더군다나 중국에 디즈니랜드가 개장했고 US도 완공된다면 더 이상 한국의 놀이동산에 발걸음을 해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 외국인 및 국내 관광객을 불러오기 위해서는 한국도 다른 놀이동산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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