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민경 박사, 김승환 교수. /포스텍 제공
포스텍 연구팀이 섬유근육통이 폭발적으로 동기화되는 뇌 때문에 일어난다고 연구결과를 밝혔다.

물리학과 김승환 교수, 김민경 박사와 미국 미시건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섬유근육통 환자들의 두뇌에서 폭발적 동기화의 증거를 발견하고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섬유근육통은 전체 인구의 1~4%가 겪는 병으로, 척추나 어깨 등 다른 사람에 비해 미세한 자극도 아프게 느끼는 압통점이 많은 만성 통증 증후군으로 아직까지 그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섬유근육통 환자들의 두뇌에 그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섬유근육통 환자 10명의 뇌파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이들의 두뇌 활동이 아주 작은 자극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등, 두뇌 속 신경세포들 사이의 네트워크가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이들이 느끼는 통증의 증상이 심해질수록 두뇌 속에서 더욱 폭발적인 동기화가 잘 일어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섬유근육통 환자의 두뇌활동에 기초한 컴퓨터 모델링 연구에 따르면 정상인의 경우에는 뇌 활동의 네트워크가 점차 단계적으로 연결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갑자기 폭발적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환 포스텍 교수는 “만성통증 환자들의 두뇌 네트워크가 일으키는 폭발적 동기화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이를 조절해 정상상태로도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폭발적 동기화는 물리학 복잡계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돼 온 주제지만, 연구진에 의해 인간의 두뇌 분야에서 이러한 현상이 확인된 후, 통증 의학 분야로 확장, 적용된 것은 처음이다. 물리학자, 마취통증의학자, 뇌과학자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섬유근육통의 기저 원인을 밝혀내는 것은 물론, 고통을 덜어주는 비침습적(non-invasive) 치료법 개발이나 개인 맞춤형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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