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시 한민족통일안보문제연구소

지난 1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남북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 입장하기로 합의했다. 또 양측은 또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남북 국가올림픽위원회 간 협의를 통해 정하기로 했다.

보도문에 따르면 북측은 이번 평창올림픽에 230여명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하고 남측과 북측 선수들의 경기를 응원한다. 남측 응원단과의 공동응원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응원단 활동도 보장하기로 했다. 북측은 또 30여명의 태권도 시범단을 파견하며, 평창과 서울에서 시범 공연을 한다. 이에 평창올림픽에 참가자는 대략 600명에서 800명 정도 예상된다.
그리고 북측 대표단과 선수단·응원단 등은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방남한다. 북측 선수단은 다음 달 1일, 대표단·응원단·태권도시범단·기자단 등은 2월 7일 남측으로 이동한다.

남북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참가 및 금강산 합동문화행사, 선발대 파견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실무적 문제들은 판문점을 통한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북한의 검은 평화공세를 우리가 무조건 받아준 꼴이다.

이는 김정일의 신년사 발표 이전 북이 사전에 주도면밀한 계획과 준비를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9일 열린 회담과 이어진 15일 예술단 관련 실무 접촉을 통해서도 감지되었고, 17일 실무회담에서 확증되었다.

북측은 남북 양측이 머리를 맞댄 9일 회담 이후 우리 정부가 다시 13일 평창올림픽 참가에 따른 남북 실무회담을 제안하자 북은 예술단 파견을 우선 협의하자고 수정 제의해 15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실무 회담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과 다름없다. 당연히 실무회담의 핵심 사안이 되어야 할 선수 대표단 구성이 논의의 초점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북은 부차적이라 할 예술단을 먼저 들고 나왔다. 다분히 의도적이고 분명한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 여기서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안보상황으로 돌아와 보자.

지금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인 핵폭탄과 생화학무기 및 미사일을 완성해 대남공격을 위해 실전배치를 착착 진행 중에 있다. '무자비한 핵 선제타격'으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도발적으로 위협하던 것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이같이 북한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로써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자 국제사회가 불량국가로 규정하고 제재를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북한이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난에 빠지게 되었다. 급기야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북한이 검은 평화공세로 남북 관계 개선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고 본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이 돌연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한다면서 최대 규모의 응원단, 공연단과 선수들을 보내겠다고 선심 쓰듯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로서도 '불필요한 전쟁'으로 민족이 공멸(共滅)하는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명제 앞에서 계속 가공할 핵전쟁 위험을 떠안느니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평화는 말로 얻는 것도 아니고, 언제라도 버릴 수 있는 종잇장에 불과한 조약으로 확보되는 것도 아니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 문제와 직결된 북핵 문제의 해결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우리에겐 무의미하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벌어지는 평화의 축제에 너무 치우쳐 우리 국민이 속아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강력한 압박을 통한 대화이다.

북한 집단은 3대 세습에 의한 지구상 최악의 독재불량정권으로 규정되어 국제적으로 강력한 대북 경제적 압박과 제재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연평도 포격도발과 천안함 피격, 비무장지대 내에서의 목함지뢰 도발을 일으켜 전쟁 일보직전까지 몰고 간 상황 등은 북한집단이 우리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평화와를 위협하는 집단임을 여실히 보여 준 사례이다.

이와 같이 북한이 국제사회의 흉악한 범죄 집단이며 불량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평화올림픽, 성공올림픽, 안전올림픽을 위해 개최국인 우리 대한민국과 IOC 등 국제사회가 북한이 자행한 저간의 행위를 일단 묵인해주려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도발을 일삼던 북한 김정은 집단이 지금 평화의 제전 평창올림픽을 ‘평화의 탈’을 쓴 위장 평화공세로 미리 준비한 악랄한 선전선동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이제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화를 위한 진정한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북한의 계락에 꼭두각시 춤을 춰서는 안 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북핵과 미사일 도발을 무마시키고 나아가 미화하는 선전무대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북한의 평화공세에 대해 국민과 언론이 먼저 냉정하게 보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평창동계올림픽을 스포츠 정신에 부합되게 성공적으로 진행시켜야 한다. 또한 북한 대표단의 참가를 남북 화해와 평화의 의미로 승화시켜 나가되 정치선전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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