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웅 울진문화원장

▲ 윤대웅 울진문화원장
예로부터 울진은 선사(仙槎)라는 애칭을 가질 만큼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으로 문인묵객들의 풍류가 서린 문향의 고장이다. 또한 ‘정의(正義)의 얼‘이 면면히 이어진 울진만의 고유한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기도 하다.

정유년(丁酉年)을 보내고 가슴 설레는 무술년(戊戌年) 희망의 새해를 맞았다. 올해는 황금개의 해(黃犬)이다. 개는 예부터 우리 인간과 함께 해온 반려동물로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충직한 누렁이의 해 무술년은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 조짐이 든다.

새해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은 우리 삶의 지혜인 여백(餘白)의 슬기인가 보다. 동양화에서는 여백의 미를 평한다. 비움의 미학이라 할까? 철학이라 할까? 우리 삶에 있어서도 여백은 숨통을 트이는 여유라 하겠다. 이제 새해를 맞아 큰 호흡으로 희망을 품어 활기찬 한 해가 되길 기원 드린다.

울진문화원장으로 취임한 지 벌써 4년이 지났음을 깨닫는다. 그동안 울진문화원장으로서 많은 분들의 여망에 미치지 못하고 임기를 오는 3월31일로 마치게 된다. 돌이켜 보면 취임하면서 ‘계왕창신(繼往創新) 임중도원(任重道遠)’ 즉 “전통의 정체성을 이어 새롭게 하는데 임무는 무겁고 길은 멀다”라는 마음을 새기고, 삶의 가치는 ‘인류의 연속성’의 한 부분이요 한 점의 역할이란 인식하에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찾고 갖추어 남기고자 노력했다.

특히 향토 ‘얼’을 살려 울진이 스스로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키우고자 노력했다. 미적 감각, 인간다움의 감수성, 고품격의 인품추구와 같은 문화생활의 여건 조성으로 문향 울진의 지역 자존심과 위상을 지키고자 했다. 또 문예 충의의 향토 정체성의 토대인 향토사에 대한 관련 문헌과 역사서적인 왕조실록, 고려사, 각종지지 문집 등을 발굴 집대성해 번역 작업을 거의 마무리했다.

이제 임기를 마치며 절실히 하고 싶은 말은 군민의 관심이다. 세대 간에 단절 없이 향토정서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지도층 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 드린다. 이는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기본적인 인식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선배님들은 정부시책에 앞서 민족정체성 정신문화의 갈증을 심하게 느꼈다. 민족 정체성은 일제강점기를 겪으면서 지식인들의 사명으로 지켜야할 대상이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지역문화원을 법령으로 각 시군마다 1개의 문화원을 두도록 했다. 이것은 정신문화의 산실이며 지역정서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문화가족 여러분은 향토위상을 지킨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함께 가지고 있다.

‘근하신년’이란 새해 인사를 문화원 회원, 재경군민회 등 출향인사, 사회단체 등에 발송했다. 지난해 애정과 성원으로 ‘생태문화 관광도시 울진!’ 추구를 위해 노력한 군민과 출향인 여러분께도 감사드리며, 새해 더욱 건승하시고 만사형통하시길 기원 드린다.

지역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새로운 인식으로 노마지지(老馬之智) 즉 원로들의 지혜와 후생가외(後生可畏) 즉 젊은 후진이 큰 인재가 된다는 교훈을 함께하여 향토문화 창달과 위상을 지켜내야 한다. ‘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을 가슴에 담고 울진의 위상을 지켜주시는 많은 분들의 애향심에 경의를 드린다. 그리고 그동안 따뜻한 후의와 성원에 다시 한 번 충심으로 감사드린다.

울진문화원은 전통을 계승한 새로운 정체성과 생명력이 넘치는 창신(創新)의 문화고장 울진을 만들어가며, 지역문화의 전당으로서 군민의 삶이 문화로 행복해지고, 문화의 삶과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울진군민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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