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시 한민족통일안보문제연구소장

작년 4월부터 한반도 위기설이 주기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를 더욱 고조시킨 것은 지난해 11월 29일 북한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실험 도발이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북한의 핵탄두 장착 ICBM 완성 예상 시점을 4월 초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금년 상반기 안에 북핵 문제를 끝장내 보겠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와 의회 내에서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옵션 방안을 사용하는 등 한반도 전쟁을 감수한다는 전쟁 가능성을 말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다. 또 무력 충돌을 피하면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들이 있지만, 김정은은 점점 더 무력 충돌을 선택해 가깝게 다가가고 있기 때문에 미북 전쟁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최후 수단으로 전쟁을 준비하는 징후는 속속 포착되고 있다. 미국 하와이에서는 지난해 12월 1일(현지 시각) 냉전 이후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북핵 대비 주민대피 훈련이 실시됐다. 주한미군은 전쟁 직전 가족들을 해외로 대피시키는 ‘비전투원 소개 작전’을 가족들에게 교육했고, 소개 훈련도 철저히 수행했다.

또 미국은 지난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급진전되자 전략무기를 전개해 북한을 공격하는 예행연습을 지속해왔다. B-1B 전략폭격기를 비롯한 공군전력과 3개의 항공모함 강습단까지 동해에 전개해 무력시위성 훈련을 했다.
공개되지 않은 상당수 해·공군·해병대 전력과 공중급유기까지 전개해 북한 지도부 참수 훈련, 조종사 긴급구조 훈련, 화생방 훈련을 비롯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강도 높게 실시했다.

나아가 지난해 12월 F-22,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한 230여 대의 한미 공군 전투기가 연합작전계획인 공중임무명령서에 따라 주·야간 훈련을 실시했다. 공중임무명령서에는 북한의 핵심 표적 700여 개에 대한 타격임무를 항공기별로 사전에 부여해놓고 있다. 이로 보건대 미국은 최후 수단으로 사용할 군사적 방안에 대한 준비를 거의 마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이 작년 11월 29일 화성-15형 발사 이후 직접 ‘핵 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또한 미사일에 생물학무기인 탄저균을 탑재하는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청와대가 대통령과 직원용으로 탄저균 백신을 구매한 사실도 드러났다. 북한이 앞으로 추가적으로 핵 실험이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다면 이번엔 미-북 군사 충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과 북한 간 본격적인 군사적 대결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평창 동계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13일 이후가 될 것이고, 절정은 4월 초순으로 보인다. 이에 김정은은 미국의 전쟁 준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우리 대한민국 정부를 시간벌기용 남북대화로써 출구를 삼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은 남북대화에서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미국은 남북대화의 의제가 평창을 넘어 북핵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일단 지켜본다는 자세다.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오면 미국은 다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심각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제한적으로 타격해도 전면전으로 비화되지 않는 군사적 방법인 코피작전(Bloody Nose)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고,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핵무기 확보 방안을 중국 측과 논의도 마쳤다. 결국 올해 상반기에는 ‘군사적 대결 시간’이 올 가능성이 높다.

미국 내에서 누구도 북한에 대해 무력을 행사하길 원하지 않지만,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걱정이 대북 공격에 대한 우려보다 크게 되면,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유엔의 평창올림픽 휴전결의안 시효가 끝나는 3월 25일 이후에 미-북 군사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핵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완성을 두고 볼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더욱이 녹음이 우거져서 핵과 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표적에 대한 식별이 어려워지는 6월보다는 이전인 4월 초순경에 결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은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북한 핵-미사일의 폐기를 요구한다. 반면, 북한은 자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고 요구한다. 이러한 첨예한 대치 국면에서 북한이 미국의 단순 위협에 쉽사리 굴복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미국 전역을 위협하는 핵미사일의 단추가 자신의 책상 위에 있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이에 미국은 자국의 영토를 겨냥한 북한의 미사일 저장고나 발사대만을 제한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 제한적 충돌은 북한 점령이 아닌 핵-미사일 표적의 제거만을 의도하기에 공산 중국이 개입하기 어렵다. 중국은 ‘환구시보’를 통해 미국이 핵시설만 제거하고 북한 지역을 점령하지 않으면, 북한에 군대를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으로서는 자국 영토에 대한 직접적 위협만 제거하면 되므로 제한적 타격을 선호할 것으로 전망한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