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설날이 지나고 각 대학은 개학을 한다. 긴 겨울 방학이 끝난 대학 캠퍼스는 학생들로 북적이며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대학 신입생들은 선배들의 오리엔테이션 준비에 참가해 술도 마시고 서로의 화합을 도모할 것이다.

올해도 일부 대학들은 등록금을 인상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대학도 있다. 지금 대학의 현실은 이렇다. 국립대학은 국가에서 부담하는 액수가 많기 때문에 사립대학의 등록금에 비해 학생들이 부담할 액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문제는 사립대학의 등록금이다. 생각해 보면 해마다 등록금이 올라서 이제는 힘겨운 액수가 되었다. 신입생들의 사립대학 등록금은 한 학기당 거의 500만 원 정도다. 기존 재학생의 경우는 이보다 조금 적은 액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의 허리는 휘어질 수밖에 없다. 신입생들과 기존 재학생들은 방학 때를 이용하여 아르바이트를 하여 등록금을 충당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아니 그 노력은 눈물겹다.

반면에 사립대학은 매년 등록금을 인상해 건물신축을 하는데 쏟아 붓고 있다. 학생들의 등록금을 받아서 새 건물을 짓는데 막대한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대학 등록금을 가지고 건물만 자꾸 지으면 그 대학은 경쟁력이 살아나는지 의문이 든다.

전국의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물론 대학 당국도 이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입학생의 숫자는 자연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비해 대학은 내실을 기해야 한다. 건물만 짓고 외형적으로 키우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대학임직원들의 임금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인 시간강사들의 임금은 말로 형용 할 수 없을 만큼 초라하기 짝이 없다.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이 상아탑인 대학에서 버젓이 횡행하고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 대학의 현실이다. 국립대학은 그나마 조금 낫다. 그러나 그것도 한마디로 오십 보 백 보다. 이런 비정상적인 현실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학원 과정을 이수하는 여학생들은 일부 몰지각한 교수들의 성추행에 시달리면서 비싼 등록금을 충당하는 소식을 들으면 비애감마저 든다. 우리나라 대학의 교수들은 학자가 아니라 월급쟁이, 봉급쟁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은 힘이 약한 학생들에게 온갖 갑질을 일삼으면서 추악한 짓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학문적 탐구에만 몰두하는 존경하는 학자들도 많이 있다. 지금 언급하는 학자들은 무늬만 학자인 체 하면서 온갖 추태와 추악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을 말한다. 이것이 우리 대학의 현실이다.

학생들의 등록금, 이제 더 이상 인상하지 말고 그동안 쌓아둔 재단의 돈으로 충당하기 바라며 그것이 불가능하면 교수들의 임금을 삭감하든지, 직원들의 임금도 삭감해서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재단은 학생들의 등록금만 가지고 경영을 하지 말고 과감한 투자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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