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자살 예방 정책에 예산 162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주무 부처인 복지부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5년간 자살 사망자 7만명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국가자살동향 감시체계’를 구축·운영한다.

경북도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특별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의 자살률(인구 10만 명 당 자살자 수)은 28.8명으로 전국 평균 25.6명 보다 훨씬 높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50.4명으로 전체 자살자의 31.4%나 차지한다. 경북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8.8%로 초고령사회 문앞에 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북은 하루에 2.1명이 스스로 생명을 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지역별 자살률도 경북과 충·남북, 전남, 강원 등 농촌 지역이 높은 반면 서울과 경기, 세종, 울산시 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 농촌 지역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는 이 같은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살률을 줄이기 위한 종합 자살예방정책을 펴기로 했다. 자살 경고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생명사랑지킴이(게이트키퍼) 1만명을 양성하고 생명사랑 병원·약국 575곳을 지정해 운영한다. 생명사랑지킴이는 이·통장, 부녀회장, 생활관리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공무원, 병원·약국 종사자 가운데 한국형 자살예방교육인 ‘보고·듣고·말하기 교육’을 수료한 사람이다.

이들은 주변에서 자살 위험 대상자를 발견하면 전문기관과 연결해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 자살을 막는 지킴이 역할을 한다.

도는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보건소, 정신의료기관을 활용해 자살 고위험군을 발견하면 적극 개입해 검사하고 치료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자살 시도자가 1년 안에 다시 시도하는 비율은 16%에 이른다. 또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로 사망한 가족이 있는 자살자는 전체의 28.1%다. 이에 도는 응급의료기관과 협력해 자살 시도자에게 심리치료를 해주기로 했다.

농촌에서 발생하는 충동적인 음독자살을 막기 위해 생명사랑마을을 추가로 지정해 노인 정신건강증진 프로그램인 ‘마음건강백세’ 사업도 확대 운영한다.

일본은 자살 예방 전담 조직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 지난 12년간 자살률이 30% 감소했으며 OECD 자살률 순위도 2위에서 5위로 내렸다. 핀란드의 경우 심리부검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 자살 예방 전략을 수립, 시행한 이후 1990년 자살률 30.2명에서 2014년 14.1명으로 감소했다.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해결 가능한 사회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걸맞는 삶의 질을 누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살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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