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등 지난해 대비 매출 소폭 상승

▲ 영일대 누각 앞에서 진행중인 설맞이 체험행사.

포항역 귀성·귀경객들로 모처럼 활기 찾아
죽도어시장 및 주요 관광지도 활기 되찾아
귀성객들, 일부 언론 현실과 다른 보도 자제해야


경북 포항은 지난 11일 설 연휴를 앞두고 발생한 규모 4.6의 지진으로 인해 귀성객 및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이진 않을까 노심초사한 것과는 달리 지난해 설·추석과 비교해 귀성객의 수가 별 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 발생 이후 처음 맞는 설 명절 연휴에 귀성객과 관광객 격감, 소비심리 악화로 인한 포항브랜드 추락 등이 우려되었지만 계속 되는 여진도 모처럼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을 막지는 못했다.

▶ 포항역, 귀성·귀경인파로 '북적북적'

설 연휴 첫날인 지난 15일의 포항역은 양손 무겁게 짐을 들고 온 귀성객들과 마중 나온 포항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포항역에 도착해 KTX 열차에서 내린 귀성객들은 대합실에서 기다리던 가족들과 만나자 마자 지진에 대해 안부를 물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모(48)씨는 “지난 11일 4.6 규모의 여진 발생 당시 부모님께 전화로 안부를 물었다”며 “직접 고향 땅을 찾아와 보니 생각외로 평온한 모습에 마음이 한결 놓인다”고 안도했다.

대전에서 고향을 찾은 이진실(32)씨는 “방송에서 심각하게 지진에 대해 보도하길래 포항역이 있는 흥해가 무참히 무너졌을 거라 예상했는데 포항에서 살 때와 똑같이 평안해서 조금은 놀랐다”며 “과도한 방송으로 인해 타지역 사람들은 포항이 마치 폐허가 된 듯이 착각할 수도 있겠다”고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한편 이날 이강덕 포항시장, 박명재·김정재 국회의원, 문명호 포항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포항시 공무원 등 200여 명이 포항역에서 기념품을 나눠주며 귀성객들을 반갑게 맞았다.

▶ 죽도시장…수산물 먹으러 온 관광객들로 활기

죽도시장과 어시장은 연휴 내내 귀성객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연일 계속되던 한파가 잠시 주춤해져 날씨가 풀린 것도 사람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게 한몫 했다.

연휴 첫날인 지난 15일 죽도시장 입구에서 명태포를 파는 상인은 “어시장 부근에는 관광객과 귀성객들이 너무 많아 발 디딜 틈도 없다”며“시장 초입에서 장사하지만 많은 사람들로 인해 곧 다 팔고 집에 들어갈 수 있겠다”고 말했다.

죽도시장은 지진 여파에도 설을 준비하는 포항시민과 싱싱한 수산물을 먹으러 온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시장 상인들은 지진 때문에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적진 않을까 내심 걱정했지만 이날 죽도시장은 제철을 맞은 대게·홍게 등 싱싱한 수산물과 제사상에 올릴 제수 용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진 때문에 장사는 어떤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새도 없이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회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이제 점점 날씨도 풀려 관광객들이 붐빌텐데 연일 계속되는 지진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며“앞으로 지진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 롯데백화점, 대형마트, 영화관…매출 소폭 상승

지역 내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대형마트는 지진 악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설명절 대비 매출이 소폭 증가하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가 시작되기전 13일부터는 재래상 준비, 선물 구입 등으로 분주히 발길이 이어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진 발생 후 소비위축으로 매출감소가 단기간 발생했지만, 설 명절을 기점으로 매출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 영화관 등 포항지역 주요관광지…우려와 달리 관광객 발길 이어져

설 당일인 16일 포항시내 주요 영화관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록 붐볐다. 차례를 모시고 가족, 친지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아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설 연휴기간 중 주요 관광지도 우려했던 것과 달랐다. 호미곶, 구룡포 과메기 문화관, 영일대 등 포항의 대표적인 관광지에는 포항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영일대 누각 앞에서는 포항시가 준비한 '어서와 포항은 처음이지~~놀다가소' 체험행사에 참여한 시민 및 관광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포항크루즈도 지난해 11.15 지진 이후 급락했던 이용객 수가 설 연휴를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진발생이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도동에서 조그만한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1)씨는 "설 연휴를 지나면서 서민경제가 조금씩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이곳저곳에서 보이기 시작하지만, 하루빨리 지진 공포에서 벗어나 풍성했던 포항의 옛 모습을 빠른 시일 내 찾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인규,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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