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도청본사 손주락 기자
‘선거를 위한 단일화인가, 단일화를 위한 선거인가’ 경북 보수 교육계에서 자정의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보수 교육계 단일화의 승리가 곧 선거의 승리’라는 물밑부터 들려오던 경북교육감의 당선 공식이 무참히 깨져버렸다. 지난 26일 김정수·안상섭 예비후보가 보수교육감 단일화를 주도한 좋은교육감추대본부(이하 교추본)에 반기를 내걸었기 때문이다.

경북교육감 보수후보의 인물에는 김정수·안상섭·이경희·임종식 예비후보 총 4명으로 저마다 4인4색의 주장을 펼치며 제각기 ‘자신이 단일화 후보의 적격자’라고 홍보의 열을 올린 바 있었다.

그러나 김정수·안상섭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교추본에서 주도하는 보수후보 단일화 절차가 공정성, 신뢰성의 문제를 낳고 있다며 교추본을 배제하고 4인 후보자들이 직접 단일화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선거까지 49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이경희 후보는 두 후보가 교추본에 문제를 삼으려면 해당 증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없다면 합의결과에 수복하라며 촉구했고 임종식 후보는 교추본 단일화 협상파기는 독자출마를 위한 출구전략의 명분이라며 두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결국 김정수·안상섭 후보가 제시한 ‘교추본 배제 4인 단일화’는 무산됐고 두 후보자는 끝장토론을 통해 양자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이경희·임종식 후보는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단일화는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경희·임종식 후보가 교추본을 배제한 4인 단일화에 참여하는 것도 또는 두 후보가 양자단일화를 추진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 교육계에서는 본 선거보다 단일화에 무게를 둔만큼 단일화가 무산된 충격에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빠르게 중심을 회복하고 단순한 얼굴 알리기가 아닌 교육이념과 정책부터 바르게 도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4인 보수후보를 포함한 이찬교, 장규열 예비후보 총 6명의 후보자 모두를 투표소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태껏 단일화를 위해 진행해 오던 보수후보의 홍보 전략도 모두 바꿔야 한다.

보수층을 결집시킬 단단한 흙인 줄 알았던 단일화 전략이 후보자들을 모두 혼란에 빠트리는 물이 됐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늪처럼 단일화가 보수층 모두를 잠식 시킬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믿었던 단일화에 발등 찍힌 꼴이다.

그러나 후보자 그 누구에게도 잘못은 없다.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 단일화하는 것처럼 선거에 지지 않기 위해 단일화하지 않을 뿐이다. 잘못은 단일화를 절대적으로 신뢰한 우리에게 있을 수도 있다.

이처럼 선거판에 당선 공식은 없다. 이제 후보자들이 결단해야 할 시간이다. 끝까지 단일화를 밀고 갈 것인지. 아니면 각자도생의 활로를 뚫어 전면전을 벌일 것인지. 경북도민은 진보·보수가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교육감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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