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노인들 안전위험에도 국토관리청은 "나 몰라라"

▲ 7번국도 포항 흥해읍 용전리 지하의 굴다리 천장 부근의 시설물이 위태롭게 걸려 있다.

천장 기둥 떨어지고 곳곳서 누수 심각
굴다리 이용 기피로 7번국도 무단횡단 사망사고 속출



포항시 북구지역 7번국도 지하에 설치된 굴다리 시설물 대부분이 훼손된 채 방치돼 있어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21일 포항시 흥해읍 용전리 7번국도 지하 굴다리에서는 도로 상층에서 고인 물이 굴다리 내부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시속 80km가 제한속도인 이 구간 7번국도를 건너기 위해서는 400m이상 떨어진 곡강초등학교 앞 횡단보도를 이용해야지만 이 마을 주민들은 횡단보도까지 가기에는 거리가 멀어 이 굴다리를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두컴컴한 굴다리 내부 바닥은 심하게 패여 있었고 천장에서는 어디서 누수가 되는지도 확인되지 않은 물이 흘러나오고 있어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이 마을 주민 김모(77) 할머니는 "낮에도 굴다리 내부가 어두워 이용하기 어려운데다 밤이면 흘러내리는 물을 피하느라 아예 굴다리를 통해 도로를 건너기 엄두가 안 난다" 며 "노인들이 울퉁불퉁한 바닥에 걸려 넘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이 굴다리 천장에는 집안 대들보같은 시설물이 걸려 있지만 이 또한 오랜 시간 점검과 보수를 하지않은 듯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매달려 있다.

굴다리 이용 노인들의 머리 위로 이 시설물이 언제 떨어질지 위험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노인들은 굴다리 이용을 기피한 채 차량이 고속주행하는 7번국도를 무단횡단하는 아찔한 상황도 목격된다.

이 구간 7번국도에는 무단횡단으로 목숨을 잃은 이 마을 주민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주민 이모(55)씨는 "7번국도 관할기관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관리 부실로 인해 주민들이 교통사고 위험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면서 "어디 하소연할 곳 없는 노인들의 안전에 대해 책임지는 기관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포항과 영덕 등 경북동해안 7번국도 지하에 설치된 굴다리는 각 마을별로 1~2개씩 전체적으로는 수십 곳에 달하고 있지만 대부분 낡은 시설이 방치돼 있어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포항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각 지역별 시설물에 대한 점검결과를 바탕으로 보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