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13 지방선거를 통해 대구시의회의 경우 의회 구성 최초로 민주당 계열 지역구 광역의원이 4명이나 선출됐고 비례대표 1명을 포함, 5명의 의원이 대구 시정을 감시·비판하게 됐다.

이는 전체 30명의 의원 가운데 1/6을 차지하는 숫자로 집행부의 독단을 막으며 균형감 회복을 촉구하게 된다.

또한 대구시 기초의회의 경우, 자유한국당 62명과 더불어민주당 50명, 바른정당 2명, 정의당 1명으로 구성됐다.

이는 지난 1당 독점 체제에 비해 엄청난 변화이며 충격적인 결과다.

이번 선거를 통해 대구 지방 의회정치의 토대가 구축됨으로 인해 지방의정 활성화가 기대된다.

대구 지역에서 지난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한국당 계열 지방의원 독식이 이번 선거를 통해 깨어지면서 지방의회에서도 정치적 다양성이 실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 완벽한 구축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민주당 의원 중 상임위원장이 나오고, 의원들은 거수기 역할이 아닌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한 의회 본연의 기능을 감당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대구시의회의 경우 일당 독점의 분위기로 인해 한때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제기된 적이 있던 터라, 이번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지방의회는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 실험의 장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지금의 모든 정치 상황은 지역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원해서 이뤄진 일들은 아니겠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할 대구 시민 모두가 극복해야 할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가 됐다.

이번 선거를 통해 대구 시민은 대구시장과 8개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는 한 석도 민주당에 양보하지 않음에 반해, 지방의회만큼은 견제와 균형을 이루라는 차원에서 투표한 듯이 보인다.

따라서 아직 대구지역 정서는 기존 지역당에 대한 연민의 정이 어느 정도 남아있어 보이며, 여당인 민주당에 대한 경계심은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숙제로 여전히 남아있는 듯하다.

선거가 끝난 지금,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던 덩샤오핑의 말처럼 대구 발전을 위해 힘쓰고 애쓸 지방의회 의원이 많아지고, 이들이 시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되는 날이 속히 오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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