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전 전승 신화 ‘강뉴 부대’ 에티오피아 노병 2명…양포교회 초청 방문

▲ 24일 포항 양포교회 창립기념 감사예배 및 18년째 이어져온 한국전쟁·월남참전용사·에티오피아 한국전쟁 참전용사 초청 행사가 감동의 물결을 이뤘다.


양포교회, 17년째 이어 온 한국전쟁 UN군 초청 일환
한국며느리 단체로 큰절과 감사선물 “상상 못했던 감동의 눈시울”

24일 오전 10시 포항시 남구 장기면 양포교회에서 “6·25 및 월남전 참전용사 초청 기념식 및 감사예배(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초청)”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교회 창립 72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한국전쟁 당시 UN군으로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용사 2명이 초청됐다.

이날 정봉영 포항시 남구청장, 박영근 한동대 교수, 이익재 대경일보 대표이사, 은빛문화원장 이진수, 지역 원로, 양포교회 성도, 참전용사, 신중년사관학교 생도 등 300여 명이 참석해 기념식을 축하했으며, 양포교회, 로뎀복지센터, 신중년사관학교가 주최하고 본지와 포항시, 양포노인대학, CBS, CTS 등은 행사를 후원했다.

행사 제1부 입장 및 기념식(참전용사 입장, 에티오피아참전용사 입장, 국민의례, 추억의 군가제창, 영상시청, 취지설명)을 시작으로, 2부 감사예배, 3부 축하의 시간(축사, 답사, 축하공연), 4부 선물 및 기념품 증정(선물 및 기념품 증정, 폐회송, 축도), 5부 만찬(오찬) 순으로 진행됐다.

정봉영 남구청장은 축사를 통해 “68년 전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6·25참전용사와 월남전 참전용사들께 감사함을 전하며, 특히 지구 반대편에서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UN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여해 목숨을 걸고 싸우신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영근 한동대 교수는 “에티오피아가 이탈리아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약소국의 설움을 느끼고, 살라시에 황제가 영국에서 망명정부를 꾸리고 독립군을 만들어 싸워서 독립을 성취했기에 한국전쟁에 선뜻 에티오피아 용사들을 참전시켰다. 이후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면서 자유를 되찾아 주기위해 한국전쟁에 참전한 용사들은 40년 동안 참전을 속이고 살았다. 현재 살아계신 180여 명께 우리는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익재 대경일보 대표이사는 “우리 국민은 6·26전쟁을 어떻게 기억할까? 정부가 6·25행사를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자유는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참전용사들이 피를 흘려 자유를 수호했다. 이후 월남전으로 우리는 산업을 발전시켰다. 남과 북이 회해의 분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역사를 잊고 화해해야 하는지, 지난 역사를 밝히고 이해해야 하는지,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진수 은빛문화원장은 “영웅은 영웅을 알아본다. 진정한 영웅은 대한민국의 초석을 이룬 분들이다. 한국전쟁에 참여하신 에티오피아 참전 영웅의 만수무강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성만 6·25참전용사 대표는 답사를 통해 “잊지 않고 노병들을 초청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지내겠다는 약속밖에 할 게 없다. 생사고락을 함께한 UN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참전유공자를 대표해 감사드리며, 조국을 끝까지 지켜나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최선호 월남전 참여용사 대표는 “1964년부터 8년 8개월을 월남에서 목숨 바쳐 싸웠다. 5100여 명의 전우들이 목숨을 잃었다. 자유민주주의수호와 국위선양에 일익을 담당했다. 다시는 6·25와 월남전 같은 참혹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멜레세 테세마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대표도 “안녕하세요” 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 뒤, “양포교회 초청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21시간 동안 배를 타고 와서 춘천, 가평, 화천을 둘러보면서 68년 가평에서 여러 번 전투했던 기억이 많이 난다. 당시 한국전쟁에 참여해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의 포로는 1명도 없었다. 7사단 소속 에티오피아 강뉴부대가 253번의 전투에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이유는 목숨 걸고 이길 때까지 싸우면서 오직 전진만 했기 때문이다. 저는 한국 방문이 마지막이지만 에티오피아 국민을 기억해 주시길 기원하며, 에티오피아 후손들과 서로 좋은 관계를 맺고 잘 이어가길 기원한다”면서 “감사합니다”는 한국말로 답사를 끝냈다.

68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멜레세 테세마(89)씨와 에스티파노스 거브레메스껄(90)씨는 초청해 준 양포교회와 대한민국에 거듭 감사인사를 전했다.

지구 반 바퀴를 돌아 한국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군인 6천37명은 황실근위대 소속으로 ‘격파하다’는 뜻의 ‘강뉴부대’에 소속돼 253전 전승의 신화를 기록했다.

출전 전 “이길 때까지, 죽을 때까지 싸워라”라는 살라시에 황제의 명령에 따라 122명이 전사하고 256명이 부상을 입었다. ‘포로 0명’의 기록으로 투항하지 않고 끝까지 싸웠음을 증명했다.

양포교회 김진동 목사는 “그들의 숭고한 희생과는 반대로 고국에서는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다. 20대 시절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여러분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라며 “지구 반대편 한국에 와서 목숨을 아끼지 않은 용사 분들이 살아계실 때 전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신중년 관현악단, 백솔이 명창, 쟁이와 꾼들, 신중년 댄스동아리들이 참전용사들과 함께 흥을 돋우며 즐거움을 나눴으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다함께 부르며 나라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참석자 모두가 하나되는 진한 감동의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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