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2부 정철규 부장

화광동진(和光同塵)이란 빛을 부드럽게 하여 먼지와 같게 한다는 뜻으로 노자(老子)《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말로써 이는 자신의 지혜를 감추고 세속의 티끌과 같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어떤 특별한 목적을 위해 자신을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그 진면목을 숨겨 스스로가 의도한 바를 이룬다는 말이다.

지난 6.13지방선거의 결과로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이 당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김성태 원내대표는 "수구보수, 냉전적 보수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중앙당 해체, 외부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등을 쇄신안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선거 참패에 이어 내홍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당은 당내·계파 갈등으로 어떤 문제도 해결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면 한국당이 나아갈 길은 어디일까. 세속의 티끌과 같이 자신을 낮추고 ‘독야청청’(獨也靑靑)이 아니라 ‘화광동진’(和光同塵)하라는 것이다. 자신을 낮추고 모든 사람과 함께 하는 생활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길이고 나눔의 삶이 곧 사람이 살아가는 길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길 바란다.

6.13지방선거 이후 전국에서 유일하게 참패를 면하면서 보수의 성지로서 살아남은 곳이 대구, 경북이다. 특히 상주, 군위, 의성, 청송에서 한국당 후보 단체장들이 탄생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한국당 손을 들어준 지역민을 배신이라도 하듯 김재원 의원의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 검찰 외압은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 보수의 자존심 마저 무너뜨린 것이다.

상주시에서도 더불어 민주당 소속의 도의원, 시의원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새로운 정치구도가 짜여진 것이다. 이제 새롭게 당선된 리더들은 ‘화광동진’(和光同塵)하며 ‘광이불요’(光而不燿)하라는 노자의 가르침을 명심하길 바란다.

‘자신의 덕과 재능을 감추면서 세속을 따르고 속인들과 어울리고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는 말이다. 바로 소통과 배려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진정한 소통이란 자기와 친하지 않은 사람과 이야기 하는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화광동진(和光同塵)은 겉으로는 소통과 배려를 외치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즐기는 위정자들이 꼭 새겨 들어야할 소중한 가르침이다. 훌룡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뚝 서서 잘났다고 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빛을 누그러 뜨리고 세상 사람들의 눈높이로 내려가 민중과 함께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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