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경북지사의 최대 업적사업으로 자평하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가 예산낭비라는 지적에 따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한다.

비효율적인 전시성 행사 논란과 예산낭비 비판이 높은 경주해외문화엑스포 행사를 축소하고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주문화엑스포 행사는 김관용 전 지사가 재임 중 최대 업적으로 자평했지만, 그동안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전시성 예산 낭비라는 비난이 많았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한 반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었다. 김 전 지사의 최대 업적이 아닌 최대 실정이라는 최악의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 지사는 “경북도가 가용할 수 있는 자체 예산이 4천억원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경주엑스포행사(해외 포함) 9차례에 투입한 예산은 4천억원에 달했다. 과연 그만한 예산이 들어갈 가치가 있었는지 짚어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경주문화엑스포의 취지가 좋다 해도 매년 300억원이나 드는 행사를 지속하는 것은 너무 과다한 예산집행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문화엑스포 해외행사는 축소하고, 국내행사 위주로 개편하는 쪽으로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경주해외문화엑스포는 실효성 없는 전시성 행사가 적지 않아 예산과 행정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행사 때마다 거론됐다. 호찌민-경주엑스포는 3개 해외 행사 가운데 보여주기식 전시성 행사의 극치를 보여줬다는 비판적 평가가 많다. 대구와 경북경제단체가 빠진 보여주기 식 한-베 경제인 교류, 실적 부풀리기 등 행사는 근본취지를 퇴색시켰다.

경북도는 실과별로 추진하는 각종 행사를 베트남 호찌민시에 집결시키고 행정력을 동원하기도 했다. 부서별로 많게는 300명까지 인력을 동원하는 등 수 십여 개가 넘는 부서와 시·군 자치단체가 호찌민 엑스포 행사에 동원됐다.

경북도는 물론 지자체 주요 조직과 단체가 엑스포에 총동원돼 행사기간 동안 행정공백 등이 우려되기도 했다.
경북도와 일선 시군의 행·재정적 낭비 우려와 함께 일반 민간기업 등 자원봉사자들 까지도 인위적인 참가자 동원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호치민에서 진행된 행사는 간결하고 짜임새 있는 공연장소를 정해야 하는데 행사가 이곳저곳에서 이뤄져 국내 방문객들에게 적절한 이동수단도 마련되지 못하고 혼선을 초래하기도 했으며, 일회성 행사를 위해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사용했다는 비판이 높다.

그동안 경주문화엑스포가 지나치게 외형에만 치중해 왔다는 여론이 높은 만큼 이 지사의 전면 재검토 결정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여주기식 행사를 지양하고 실효성 있는 행사가 되도록 규모를 축소하고 그동안의 행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불필요한 동네잔치가 아닌 내실 있는 행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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