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시 한민족통일안보문제연구소장

지난 6일 북한은 대남 적화통일 선전선동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게재한 ‘민심의 요구는 이전이 아닌 철폐이다.’를 통해, “남조선 주둔 미군 사령부 청사 개관식을 계기로 미군 기지의 완전한 철폐와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남조선 각 계층의 투쟁이 더욱 광범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주한미군 기지의 완전한 철폐와 미군 철수’를 주장했다고 한다.

주한미군사령부가 평택 험프리스 기지 내에서 신청사 개관식을 한 지난 6월 29일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미군기지 오염 문제 등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던 사실이 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대남 적화통일 선전선동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앞으로 남조선 강점(强占) 미군의 환경오염 문제 해결과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더욱 과감히 벌여 나갈 것을 다짐했다”며, “남조선 주둔 미군의 범죄적 행위들을 강력히 규탄하며,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요구하는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은 너무도 응당한 것”이라고 선전했다고 전했다.

이는 곧 북한 김정은 집단의 집요한 주한미군 철수 집착에 따른 것으로써, 주한미군철수-종전선언-평화협정-연방제구축-적화통일의 노선을 추구한다는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북한 김정은의 주한미군 철수 요구는 강해지고, 우리 정부는 여러 정책을 통해 국방약화와 한미동맹 해체 의지는 강해지고 있다.

북한은 70여 년 동안 주한미군을 한반도 평화의 장애물로 비난하며 철수를 거듭 요구해 왔다. 북한은 진정으로 미국이 북한의 평화와 통일을 바란다면 대북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하며, 남한에 강점하고 있는 미군을 지체 없이 철수시켜야 하며, 미군이 철수하면 한반도에는 안보 위협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평화가 깃들 것이며, 통일의 넓은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북한의 거짓말이다. 북한의 전략전술은 속전속결을 기반으로 한 한반도 점령이나, 미군의 지원군이 오기 전 한반도 전역을 공산화 하는 것이 목표이다. 주한미군이 철수한다면 미사일로 선제타격을 한 후 속전속결로 한반도를 공산화 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공산화 정책에 최대 장애물이며, 주한미군을 두고 대화도 안 되고 통일도 어렵다는 논리를 펴왔다. 북한은 사실 우리 대한민국을 다시 불구덩이 속으로 떨어트릴 폭탄이나 다름없다. 그러면서 핵보유국을 협상카드로 내걸고 주한미군 철수를 끈질기게 원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에 주둔한 미군이 철수한다면, 북한은 남침에 의한 전쟁을 통해 적화통일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북한은 국내총생산(GDP)의 20%를 군사비로 사용하여 인명살상무기 증강에 힘쓰는 상황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북한이 우리 대한민국을 강압적으로 굴복시키기 위해 우리 대한민국을 당연히 침략할 것은 자명하다.

현재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병력은 생각보다 적을 수 있지만 그 전력은 막강하다. 우리 대한민국은 감시체계 능력이 부족하여 미군에 의지하고 있다.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군사첩보위성은 KH-12 군사위성은 300~500km 상공에서 하루에 3~4차례씩 북한상공을 지나면서 김정은의 전용열차와 핵시설 등 북한전역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다. 또 최고 8만 피트 상공에서 정찰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U-2기는 오산 기지에서 매일 두세 차례 번갈아 이륙하여 임무를 수행하고는 등은 실시간 북한군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 훤히 꿰뚫고 있는데, 이러한 미군의 최첨단 정보능력은 대북 억제력의 핵심요소이다.

또한 최신예 전투기를 비롯해 지상군이 보유한 신형 전차, 브래들리 장갑차, 155밀리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전천후 작전이 가능한 AH-64헬기와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도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훌륭한 전력이 되고 있다. 군사전문가에 따르면 주한미군의 순수 자산 가치는 돈으로 환산한다면 우리나라 국방예산 중 전력증강비의 7년 치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리고 유사시 전개되는 증원전력까지를 포함한다면 주한미군의 가치는 상상이상이다.

결국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주한미군을 대체하기 위한 군사력을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우리 정부는 국가예산을 투자해야 하고, 이는 모두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또한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동북아의 군사적 균형이 깨지면서 중국과 러시아, 일본의 각축장으로 변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안보위협이 더욱 가중될 것이며 중국의 깡패짓은 더 심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국민들은 항상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가 이뤄지려면 중국, 러시아, 북한, 일본이 우리나라를 얕잡아보는 생각을 접을 수 있을 만큼 경제력이나 군사력에서 이들을 능가할 수 있는 위치가 되어야 한다. 아랍 국가들에 포위돼있으면서도 주변의 모든 국가를 상대로 큰 소리를 치는 이스라엘의 국력은 경제력과 미국의 지원을 담보하는 외교력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만한 힘이 없기 때문에 한미 동맹은 우리나라의 안전과 생존의 안전판일 수밖에 없다. 주한미군 철수는 언젠가는 이뤄지겠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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