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중요성 강조, 정책적 방향 등에서 후순위로 밀려

순환보직 인사 자제, 홍보전문가 키워야
시 브랜드 홍보 총괄 지휘하는 ‘헤드쿼터, 역할 수행해야’
저항에 부딪히는 국책사업, 홍보 부족도 한 원인
효과 등 치열하게 대 시민 홍보전 펼쳤나? ‘반성해야’


포항시의 홍보기능 강화가 지금이 적기라는 여론이 드세다. 시는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책적 방향의 변화와 운영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려 왔다. 단순화된 언론보도는 시정방향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는 낮아졌다.

이런 이유로 포항시의 홍보기능 개편의 당위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순환보직으로 돌아가는 공무원 사회에서 홍보전문가 양성은 어렵다. 홍보실 인력배치는 공무원의 업무 능력보다는 어떤 것을 최우선 시 해왔는지 모르는 이는 없다.

획기적인 홍보전략 수립과 추진을 위해서는 홍보조직의 대대적인 수술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승진을 위해, 업무의 난이도가 어렵지 않고, 야근할 일이 별로 없는 등의 여러 이유로 홍보실을 선호한다는 ‘설’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면서 “이런 조직으로는 이강덕 시장이 강조하는 ‘대 시민 소통’과 ‘글로벌시대’에 걸맞은 홍보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홍보 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일하고 싶은 홍보실’, ‘뛰어난 발상으로 포항의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 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매체가 다양해지고 뉴스의 확산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시대가 왔지만 포항시 홍보조직은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홍보방식의 전향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포항시 홍보실은 시정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기획적인 기능과 도시브랜드 홍보를 총괄 지휘하는 헤드쿼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언론과의 그림이 아닌 포항시를 위한, 시민과 소통을 위한, 국민들에게 포항을 알리기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이런 기능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양성과 인력확대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현재 포항시 홍보실은 4개 팀 15명으로 구성됐다. 포항시의 규모나 시정현황 등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다는 평가다. 20명이상으로 확대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산 역시 체급이 낮아 전략적인 홍보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여론도 있다. 현재 포항시 홍보실 예산은 27억원으로 5명의 계약직 직원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홍보에 투입할 수 있는 예산은 20억원 남짓이다. 포항시와 비슷한 규모의 도시들은 대부분 30억원이 넘은 홍보예산을 책정해 놓고 있다.

포항시는 홍보의 중요성과 홍보업무 강화를 입버릇처럼 강조해 왔다. 하지만 아무도 실천하는 사람이 없다. 새로운 사람, 창의적인 사람들로 개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는 높이지만 인사 때마다 부딪히는 뭔가의 힘에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포항시의 각종 국책사업 추진에서 나타나는 시민저항도 ‘님비현상’이라고만 치부할 수 없다. 사업의 타당성, 효율성, 그리고 유치 후 발생하는 지역경제 상승효과 등을 얼마나 치열하게 대 시민 홍보전을 펼쳤는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의 시정철학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시민의 목소리를 시정에 반영하는 첨병 역할을 해야 할 포항시 홍보실이 가장 불통과 불편의 메카가 돼 버렸다는 지적이다.

한 시민은 “포항시는 조직의 다변화와 기능강화에 두려워 말아야 한다”며 “홍보실이 더 이상 일 안해도 승진하는 부서로 낙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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