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군민과 지역주민이 함께 서식지 보호,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울진군에서 지난 13일 오후 3시 야생동물탐사단 9기 발대식을 가졌다. 이번 야생동물탐사단 9기는 녹색연합이 주최하고, 문화재청 . 환경부 . 울진군 (사)한국산양보호협회 울진지회, 얼루어 코리아 후원으로 지난 8월 12일부터 19일까지 7박 8일간 진행된다.

이들은 산양을 비롯한 야생동물에 대한 교육 및 홍보와 함께 울진·삼척지역 야생동물 흔적 조사, 무인센서카메라 설치와 모니터링 불법 밀렵도구 수거 등을 야생동물탐사단은 추진한다.

2011년 폭설로 산양(멸종위기 1급·천연기념물 제217호) 25개체가 집단 폐사한 것을 계기로 울진·삼척지역에 대한 산양 전수조사를 시행했으며, 매년 전국의 대학생들과 녹색연합 회원들이 참여해 산양서식지 조사, 무인카메라 설치 및 모니터링을 진행해오고 있다.

울진군은 아무르산양이 100개체 이상 살아가고 있는 최남단 집단 서식지로 세계적으로 매우 의미 잇는 곳이다. 그러나 국립공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울진 . 삼척의 산양은 여전히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시민과 기업(얼루어 코리아)의 지속적인 후원으로 울진·삼척의 산양 조사를 진행하여 왔다. (사)한국산양보호협회 울진지회와 지역 주민들이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되는 탈진·폐사 산양들을 인근에 구조치료센터가 없어 3시간 이상 떨어진 시설로 이동해야 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구조된 산양 16개체 중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이동 중에 폐사한 개체는 12개체로 무려 75%에 이른다. 올해는 로드킬까지 발생했다. 다행히 이와 같은 군민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울진군은 2016년 산양구조 치료센터 부지를 울진군청 예산으로 마련하고, 문화재청은 시설 설립에 대한 예산을 책정했다.

이같은 성과는 민간단체와 지방자치단체, 마을주민과 기업 . 군민의 노력의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운영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은 미흡하기만 하다. 산양은 국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돌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이다.

마땅히 국가에서 이들을 보호해야 함에도 산양구조치료센터의 운영 관리 예산은 관할 부처인 문화재청과 환경부 모두 지원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는 사실상 제대로 된 운영관리가 어렵다. 정부는 종 북원 중심의 야생동물보전 정책을 현재 멸종위기종이 살아가고 있는 ‘서식지 보전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특히 직접적인 서식지 보전관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역주민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한 상생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울진군은 어느 지역보다 그 의미가 크다.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산양보호 활동이 없었다면 현재까지의 개체수 유지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제 ‘울진 산양구조 치료센터’의 첫 발을 군민들이 열었다. 울진군의 산양구조치료센터가 ‘야생동물과 지역주민의 상생’의 사례로 우리나라 야생동물보호의 새로운 장을 열기위해 이제는 정부가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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