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고기 30년 전통 ‘모모식당’

3대째 이어져 오는 고래고기 전문점
신선한 육회와 쫄깃한 수육의 환상의 조화


부위별로 서로 다른 맛을 내는 고래고기는 과거 육류가 부족했던 시절 쇠고기를 대신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고래고기 포획이 법으로 금지돼 있어 고래고기의 참맛을 느끼려면 어지간히 힘든 게 아니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DHA, EPA 성분도 많아 두뇌에 영양을 공급해 주는 고래고기 전문점이 포항 구룡포에 위치한다는 소문은 듣고 한 번 찾아가 봤다.

할아버지 때부터 시작해 이제는 3대째 운영한다는 모모식당(김언형 대표)은 밍크고래만 전문적으로 파는 고래고기 맛집이다.

이른 점심 시간었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을 정도로 알만한 사람은 아는 그런 곳이다. 한 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고래수육과 육회를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하게 담겨져 나온 고래고기를 보고 있으니 침이 꼴깍 넘어갔다.

고래수육은 몇 번 먹어본 적이 있어 충분히 맛이 예상됐지만, 육회는 생전 처음 접해본 거라 그 맛이 궁금했다. 얼핏 보면 소고기 육회를 주문했나? 착각할 정도로 소고기와 비슷했다. 아니 똑같았다.

조심스럽게 한 점을 들어 올려 소금에 콕 찍어 먹어봤다. 부드러운 식감은 소고기 육회와 닮았지만, 고래 특유의 향이 입안에 맴돌아 육류와 어류를 한 번에 맛보는 느낌이었다.

처음 씹을 때는 담백함이, 목구멍을 넘어갈 때면 부드러움과 고소함이 일품이었다. 육회는 목살부위를 사용하는데 신선한 밍크고래를 사용하기에 마블링도 선명하게 눈에 띈다.

신선한 육회를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고, 이제는 수육을 공략해 본다. 꽤 두툼하게 썰어져 나와 씹는 식감이 주는 즐거움이 더해졌다.

세세한 부위는 모르지만 한눈에 봐도 여러 부위가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래는 부위별로 다 다른 맛을 자아내 수육 한 접시에 12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자고로 수육이라고 하면 따뜻한 음식이라고 생각되지만, 모모식당의 고래고기 수육은 차게 나와 조금 의외였다. 김 대표는 “고래는 소고기처럼 지방이 굳는 게 아니고, 불포화지방이 많아 차게 먹어야 특유의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고 먹어야 더 맛있는 게 고래고기라지만, 모르고 먹어도 충분히 맛있게 느껴져 고래고기 초보자도 충분히 먹을 수 있었다.

김언형 대표는 “고래는 고단백질로 성인병을 예방하는 등 좋은 영양분이 많아 약같은 음식”이라며, “손님들이 몸에 좋은 고래고기를 먹고 항상 건강했으면 좋겠다”말했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