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전기, 수소차로 넘어가는 구조도 부품산업에 타격

정부차원에서 특단의 대책마련
완성차 협력사 수익구조 꿰차, 경쟁력 상실

자동차 부품산업이 고사위기에 처했다. 자동차 부품산업의 위기는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대구경북 자동차부품업체의 상황은 보다 심각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진단이다.

대구·경북에는 1차 협력사 50여 사 가운데 상장된 20여 개 협력사 대부분이 적자로 돌아섰거나 적자 위기에 놓였다. 1차 협력사의 상황이 이 정도이면 2, 3차 협력사는 설명할 것도 없이 심각하다.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인 리한이 워크아웃을 신청한데 이어 중간 부품사인 다아니맥, 금문산업 등이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국내 제조업 일자리 12%, 수출 13%를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가 계속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사 상장사는 전국적으로 82개에 달하고 있으며 대구·경북 지역 상장사는 15개에 달한다.
대부분 올해 3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했다. 대구·경북 자동차 부품산업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관련업계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든 한계상황에 봉착했다”고 우려했다. 더 큰 위기는 금융권 대처다. 은행권이 기존 대출 상환 만기연장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업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회수에 들어가 변제를 하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업체가 많아지고 있다고 관련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부품사들이 신규대출을 받는 것은 “언감생심”이라는 것이다. 일부 시중은행은 자동차부품사들을 “중점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거래를 축소하는 등 부품업체 옥죄기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2, 3차 협력업체의 사정은 심각하다.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회사를 인수할 것을 요구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영천소재 한 부품사는 “공장과 설시를 인수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하청업체가 한두 개가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금형 등 2, 3차 하청업체가 설비를 없애면 생산라인이 멈추기 때문에 당황스럽다“고 했다.

자동차산업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에 고율관세(25%)를 부과하지 않더라도 수출량 제한 등의 방식으로 우리 업계를 압박할 공산이 크다. 특히 기존 자동차 제작에 맞춰 수직계열화한 부품업체들은 현대ㆍ기아차 실적악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존폐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는 이미 1조원 대의 차부품업계 지원책을 마련했다지만, 조만간 발표할 종합대책에는 보다 전략적인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 방향과 구체적 실행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가 나선다고 하는데 너무 늦었다. 지난해, 아니 늦어도 올해 초부터 나섰어야 했다”며 관련업계는 지적했다. 부품사들의 위기는 이미 현실화 됐다는 것이다.

정부가 자동차 부품업계에 대한 긴급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전하자, 관련업계에서 터져 나온 말이다. 시장의 상황을 뒤집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완성차들이 밴더사들의 수익 구조를 완전히 장악한 하청 관계를 오래 유지해 온 탓에 스스로 자생력을 갖춘 부품업체들의 거의 없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도 이미 늦었다는 반응이다. 실적 등 재무 흐름으로 봤을 때 이미 위기는 현실화 됐다는 것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매년 생산 원가가 얼마인지, 인건비가 얼마인지 등 완성차 업체들이 전부 파악한 뒤 정말 간신히 살아갈 정도의 수익률만 챙겨주고 비용을 후려치다 보니 R&D에 투자해 미래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밴더사들은 정말 손에 꼽는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산업이 가솔린, 디젤 엔진에서 전기차, 수소차 등으로 넘어가는 것도 부품사들에게 더 불리한 상황으로 연결됐다. “전기차 같은 경우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전지도 LG화학 같은 대기업이 담당하고 있어 부품업체들이 입는 타격은 2배 이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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