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재 경북대 교수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었다. 지금의 국제정세는 강력한 안개정국인 형국이다. 자국의 이익만이 분출됨은 역사가 말해준 준엄한 교훈이다. 열강들의 이해망 틈새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지혜는 100년쯤에 일어난 근대사에서 찾아내는 기술만이 이시대를 극복하는 무기가 된다. 100년 전의 상황과 일어난 일들이 우리에게 직,간접으로 충격을 줄만한 이야기는 엄연히 존재해 있었다.

근대사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분석 후 미래의 처방만이 우리민족이 독립적으로 자손만대 번영을 위한 나침판이 될 것이다. 19세기 말 러시아는 만주와 한반도로 세력을 넓혀오고 있었다. 이와 관련된 영일동맹의 분석이 필요하다. 1902년 영국과 일본이 러시아의 동진을 방어하고 동시에 동아시아의 이권을 함께 분할하려고 영국과 일본이 동맹을 체결한 조약이다.

이러한 국제적인 정세하에 러일전쟁은 1904∼1905년에 만주와 한국의 지배권을 두고 발발한 전쟁이다. 러시아는 부동항구 확보 등의 이유로 남하 정책과 일본의 대륙진출 야욕으로 빚은 제국주의 전쟁이다. 이러한 사실에서 충격을 자아낸다. 당시 대한제국은 열강들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중립화를 선언 하였다. 그러나 열강들은 일언지하에 거부 했다. 힘이 없고 미래가 없는 나라에 지원보다는 자국의 이익이 최우선인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때 일본은 청일전쟁 비용으로 국고가 바닥이 난 상태이다. 그래서 시어도어루스벨트 대통령과 하바드 동창생인 가네코를 미국 특사로 파견하여 친일여론을 주도하면서 전비를 마련하였다. 유태인 은행가인 야곱시프의 알선으로 미국에서 4차례나 외자조달에 성공하였다. 만주로 일본군은 27만명이 진출하여 32만명의 러시아군과 격전이 시작되었다. 전세가 불리하자 러시아는 급기야 당시 최고 기량을 자랑하던 발틱 함대를 한반도 해역으로 출동을 긴급 결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촌각을 다투어야 하는 전시상황임에도 발틱 함대는 리바우항을 떠나 수에즈 운하를 영국의 거부로 이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당시 수에즈 운하는 영국이 운영하고 있었다. 영국의 거부는 영일동맹과 관련된 이행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러시아함대는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돌아 왔기 때문에 7개월 이상이 소요되어 도착 직후 일본 해군에게 일격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봉천전투 이래 일본은 전력 상실로 인해 종전을 서둘러야만 할 형편이었다. 러시아도 1905년 국내에서 일어난 혁명으로 더 이상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상실된 분위기였기 때문에 양국 모두는 강화가 불가피한 형국이 되었다.

이처럼 일본은 결정적인 승기를 잡은 뒤 미국에 중재를 의뢰하는 기지를 발휘하였다. 이때 우리의 형세는 어떠하였든가? 러일 전쟁이 일어나기 전 1년 전 이웃나라에 속아 대포 몇문이 장착된 9년이 지난 증기화물선을 군함이라 속여 국가 예산 10%라는 거금을 탕진한 사례는 바로 국가가 부도 나지 않겠는가! 우리의 정보 부재와 내부의 부패 때문에 식민지의 무자비한 고통과 돌이킬 수 없는 부끄러운 역사는 냉정하게 존재해 왔던 것이다. 지금도 청산되지 못하고 있는 방산 비리의 근본적인 적폐는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민족의 번영에 기여할 새로운 대안으로써 또한 국가 최고의 사안으로 결단코 청산되어야 한다.

지난 과오를 반성하지 않고 남의 탓으로 치부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누가 뭐라해도 우리가 부족해서 발생시킨 부끄러운 근대사인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강대국들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전쟁이 발발한다면 사거리에서 직진을 피하면서 모든 저항을 원할 하게 통과시키는 기능의 로타리가 이시대에 진정 필요한 외교적인 기술이 아닌가요. 여기서 긍정적인 평가란 100년 동안 열강들의 틈바구니 속과 엄청난 고통과 잔인한 식민지 시대를 극복하면서 지금은 세계10대권 경제대국으로서 국제사회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입지를 굳힌 개가인 것이다. 우리는 오늘 먼시대가 아닌 100년 전의 일어난 사실을 분석하고 있다. 러일전쟁 직전 영국과 일본은 러시아 함대의 수에즈 운하통과 방지 및 전쟁물자매매를 목적으로 영일 동맹을 맺었다.

결국 일본은 강대국과 동맹 등 이해관계를 교묘하게 외교 전략으로 결정하여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결과인 듯하다. 영일동맹과 수에즈 운하의 역할에 따른 변수들과 열강들의 이해다툼에서 향후 우리들이 준비하고 살아가야 하는 냉엄한 대비책은 결코 가벼이 여길 지표가 아닌 것이다. 근대사가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새삼 반추해 봐야하는 가치는 우리 민족이 향후 살아가야 하는 행동지침을 주는 답안지 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지금도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역사는 미래의 또 다른 예고편이므로 지난 과거라는 거울에서 놓친 부분을 확실하게 규명하는데 모든 국가적인 역양을 집중해야 한다. 오늘날 번영을 구가하는 민족들의 공통점은 실기해서 놓친 역사의 후유증을 아픔이란 핑계의 변명은 사치에 불가함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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