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욱 건강증진의원장

간암의 치료에는 크게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법과, 비록 완치는 못하지만 환자의 수명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고식적 치료 방법이 있다.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대표적인 치료 방법은 간 절제술과 간이식이 있다. 크기가 작은 간암의 경우에는 고주파열치료술로 완치할 수 있다. 고식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간동맥화학 색전술이 있는데 이 치료법은 간암의 진행을 막는 방법이며, 일부 환자에서는 이 방법만으로도 완치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매우 적은 먹는 항암제가 개발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방사선 치료가 개발되었고, 일부 환자에서 잘 선별해서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보일 때가 있다.

각각의 치료법을 살펴보면 간 기능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환자라면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가 완치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되는데,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일단 전신상태가 양호하고 간 기능이 유지되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복수 및 황달이 없고, 종괴의 크기가 작고 개수가 적으며, 비교적 경계가 분명하면서 종괴가 여러 개 있는 경우, 그리고 우엽 혹은 좌엽의 한 쪽에만 종괴가 존재하는 경우다. 간 절제술 후에 대략적인 생존율은 점차 호전되고 있는데, 최근의 보고들을 종합하면 수술이 잘 되었을 경우 1년 생존율이 90% 이상이고, 완치라고 판정이 되는 5년 생존율도 50% 이상이 된다.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은 종양의 크기, 다발성종양여부, 문맥침윤여부, 간경변증 동반 여부 등이 가장 중요하게 관계가 되어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 간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B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상용화되어 있기 때문에 혈액 검사에서 B형 간염에 대한 면역 항체가 없다면 백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코올 간질환의 경우에는 반드시 절주나 금주를 하는 것이 필요하고, C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아직 상용화 되어 있지 않지만 주로 혈액이나 성관계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혈액이나 타액에 노출되지 않도록 면도기, 손톱깎기, 칫솔은 다른 사람과 같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가급적 문신, 피어싱은 하지 않는 것이 좋고 불가피한 경우 반드시 일회용 장비로 시술하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잠재적인 위험인자인 지방간도 조절해야 하는데, 지방간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적극적인 체중 감량, 적절한 식이요법,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다. 운동은 지방간 치료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혈압 및 혈당을 내리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뼈와 근육을 건강하게 해주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조깅 등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3번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식사는 세 끼를 챙겨 먹되 과식을 피하고 골고루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야식을 피하고 기름에 튀긴 음식보다는 삶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으며, 열량이 높은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술을 끊는 것도 필수적이다.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의 초기 상태인 단순 지방간은 술을 끊으면 정상으로 회복되므로 가능하면 빨리 끊는 것이 좋다. 술을 완전히 끊는 것이 어렵다 하더라도 음주량을 줄이면 간 손상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되므로 술 마시는 횟수나 주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부득이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에는 적어도 48시간은 금주하여 신체기능이 회복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기존의 B형, C형 간염이 있는 환자들은 음주가 간 손상을 더 치명적으로 증가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절주를 해야 한다.

그리고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가지 간장약은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뿐으로, 원인을 없애지 않으므로 간장약에만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과학적 근거 없는 생약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것은 금물이다. 간에 좋다고 하는 민간요법들과 생약제재들은 대부분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특히 간염이 있는 경우 더욱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말기 간암이나 간 경변에 동반된 간암은 치료가 어렵지만 앞서 언급한 간단한 생활 수칙을 준수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만으로도 간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조기 발견 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암이기 때문에 건강한 간을 위한 건강생활과 정기검진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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