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00억원 투자, 이차전지 사업…전남 여수, 광양 결정 배경 석연찮다

권오준 전 포스코회장 구미방문 이후 구미투자 급진전
투자양해각서 체결 8개월 만에 돌연 구미투자 무산
광양시, 여수시 확인 구미시 이묵 확인
광양권 경제자유구역청 유치과정 확인

경북도와 구미시가 유치키로 했던 포스코ESM 공장증설사업이 돌연 무산되고 전남 여수지역으로 결정된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2018년 7월에 결정된 사업을 두고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포스코ESM와 경북도, 구미시가 투자양해각서까지 체결을 해놓고도 투자가 무산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포스코ESM은 공장증설사업과 관련하여 본사가 소재한 구미지역에 건립키로 하고 2017년 11월 17일 경북도,구미시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전남 여수지역으로 넘어간 지 불과 8개월 전이다. 김관용 전 도지사와 남유진 전 구미시장, 포스코 권오준 전 회장시절에 결정됐다. 이 양해각서는 비공개로 작성됐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포스코 ESM 공장증설 사업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전남 여수 율촌산단으로 결정됐다.

전남도와 여수시, 광양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이날 전남 광양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서 포스코 ESM이 율촌산단에 5천700억원을 투자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포스코 ESM은 율촌 제1산단 16만5천287㎡ 부지에 5천700억원을 투자해 연간 4만t 규모의 이차전지 원료 양극재 제조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경북도, 구미시 유리한 상황에서 투자유치 놓쳤다.
포스코 ESM 공장증설사업은 포스코가 보광그룹의 희닉스소재로부터 인수하여 사업을 확장할 2016년 당시부터 추진됐으며 구미지역에 공장증설 후보지를 물색해왔다. 경북도와 구미시가 포스코 ESM과 공장증설 투자양해각서 체결 배경에는 당사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구미시를 방문하면서 비롯됐다.

2017년 2월 10일 포스코 ESM 구미 본사를 방문한 포스코 권호준 당시 회장은 “이곳에서 생산하는 양극재는 포스코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양극재 사업에 2020년까지 3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기조 속에 공장 증설계획은 속도가 더해지면서 구미지역 건립이 기정 사실화 하는 듯 했다. 그런데도 투자유치는 무산된 것이다. 도대체 8개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포스코 ESM측에 따르면 전남도와 광양시, 전남지역 국회의원 13명 등이 총동원하여 투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광양시 공무원은 집단 상경하여 면담을 위해 만나줄 때까지 무기한 기다리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는 동안 경북도와 구미시는 구미5공단 부지를 제공하면서 투자유치를 기대했다. 구미5공단 분양가는 3.3㎡당 87만원, 반면 여수율촌산단은 46만원 사실상 반값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북도와 구미시는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ESM관계자는“경북도, 구미시와 당초 체결한 투자양해각서는 투자규모가 수백억원 규모이고 공장 2개 라인 증설사업이며, 이에 따른 공장부지 1만5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전남 여수 공장건설 5700억원 투자는 별개로 추진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미시가 5700억원 투자와 관련 5공단을 부지를 제시했지만 3.3㎡당 87만원에 달해 여수 율촌산단 분양가 46만원에 비해 과도하고, 리튬, 니켈 등 원자재 수급 측면에서 여수지역이 유리한 측면이 많아 전남 여수지역으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석연치 않은 투자 결정
포스코 ESM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투자양해각서까지 체결한 사업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간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부분이 적지 않다. 투자유치가 성사되지 않은 정확한 배경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당시 투자유치에 참여했던 경북도와 구미시 공무원들은 말을 아꼈다. 전남 여수지역으로 넘어간 배경에 대해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적인 배경이 작용했다는 설도 있다. 일각에서는 “놓친 것이 아니라 넘겨준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전문가들은 “경북도와 구미시가 안일하게 대처하는 사이에 전남도와 광양시 등이 정치권 등을 동원하는 총력전을 펼친데다 정치적인 측면도 작용했다”고 했다. 남보수·손주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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