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tvN에서 절찬리에 방영한 ‘강식당’의 인기로 한동안 돈가스 붐이 일어났던 적이 있었다. 당시 돈가스를 사먹어 봐야지 했던 것이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문득 생각이 나 포항 돈가스 맛집을 검색해 봤다. 대잠동에 수제로 만들어 바삭한 식감이 일품이라는 돈가스 식당이 있다고 해서 가방을 챙겨 맛 기행을 떠나본다.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955-5번지에 위치한 ‘마음:담다’(대표 김은영)는 하얀색 톤의 건물이 마치 카페를 연상시킬 만큼 깔끔하고 아기자기하다. 내부로 들어가니 널찍하게 띄어져 있는 테이블과 그 위에 올려져 있는 깨끗한 종이매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얼른 자리를 잡고 가장 기본 메뉴인 등심 돈가스를 시켜본다. 주문한 지 몇 분이 지나자 피클과 깍두기 그리고 양송이크림스프를 내어준다. 매일 직접 만든다는 스프는 브로콜리, 양송이, 단호박 세 종류로서 그날 재료의 신선도에 따라서 오늘의 스프가 결정된다고 한다.

이날 먹은 스프는 양송이크림스프로 진한 크림스프에서 양송이의 풍미까지 더해져 깊고 진한 수제 스프의 교과서를 보는 것 같았다. 스프는 굉장히 부드러워 목 넘김이 좋았으며, 돈가스를 먹기 전 속을 다스리기에도 적합했다.

곧이어 등장한 등심 돈가스는 어른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였으며 흰 쌀밥과, 샐러드가 곁들어져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돈가스를 덮고 있는 소스위에는 마늘후레이크와 파슬리가 뿌려져 있어 보는 즐거움을 배로 상승시킨다.

몇 번의 칼질로 썰어진 돈가스는 두께가 꽤 두툼하다. 국내산 돼지고기 등심(생고기)를 사용해서 그런지 질기지 않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식감이 마음에 들었다. 씹을 때마다 튀김옷의 바삭함이 느껴지는 것 또한 기분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깨끗한 기름으로 바삭하게 튀겨낸 돈가스는 전혀 위가 거북하지 않았다. 혹여 느끼하다고 느껴질 때쯤에는 접시 한 귀퉁이에 자리하고 있는 양배추 샐러드를 먹으면 된다. 과일 드레싱이 뿌려진 양배추 샐러드는 느끼해진 입 안을 상큼하게 되돌려주기 충분했다.

소스의 맛은 요즘 다른 식당과는 달리 자극적이지 않아 자칫하면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위에 뿌려진 마늘후레이크가 중간중간 씹히면서 심심한 맛을 사로잡았다.

피클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직접 만든다는 김은영 대표는 이전에는 주부의 삶을 살았었다. 한 가정의 음식만 책임지다가 현재 찾아오는 모든 손님의 건강까지 고려하는 김 대표는 진정 엄마의 마음으로 음식을 만든다고 한다. 손이 많이 가지만 하나도 허투루 할 수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소신이다.

신선한 재료에서 본연의 맛이 나온다고 믿는 그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재료의 신선함을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한다. 집에서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엄마의 마음처럼, 좋은 재료를 선별·사용해 손님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것이 김은영 대표의 자부심이다.

맛집 취재라는 미명하에 건강한 돈가스 맛집을 알게 돼 기분 좋은 날이었다. 포항의 맛있는 돈가스 식당을 찾는 사람이라면 마음:담다에 한 번쯤 가 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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