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하던 용인시 위기감 느껴 본격적 유치경쟁…수도권 용인, 지방 구미 2파전 양상 돌입

120조원대 SK 하이닉스 클로스터 유치에 지자체 간 불꽃 튀는 경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7년 하이닉스유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에 구미시는 당시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당시 각 언론들은 2007년 1월 하이닉스 반도체공장 설립을 놓고 이천과 원주, 구미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지만 결국 이천에 둥지를 틀어 구미와 원주는 ‘닭 쫓던 개 지붕 처다본 꼴만 되었다’고 평가했다.

◇ 2007년이나 지금 똑 같은 4파전…이번에는 지방에 유치해야

2007년 당시 이천과 원주, 청주, 구미 등 하이닉스 반도체 유치에 매달려 4파전 양상을 띠었다. 지금은 원주 대신 용인이 들어와 똑같은 4파전이다.

당시 언론들은 정부의 하이닉스 반도체 이천공장 증설 불허 결정 이후 경기도와 이천시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청주시 외에도 구미와 원주 등 비수도권 지역의 유치경쟁까지 더해져 난항이 거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하이닉스 측 입장이 모호해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지만, 결국 이런 지자체 눈치를 보던 하이닉스는 결국 지방을 외면한 채 이천에 주저 앉았다.
이천에 앉은 것은 정부정책보다 기업논리에 따랐다는 주장이다.


◇ 남유진 구미시장 2007년 하이닉스반도체 유치 동분서주… 결국 빈손

당시 구미시는 하이닉스의 청주공장 증설(공장총량제)이 불확실해지자 2007년 1월 24일 경제관련부서 공무원들과 함께 하이닉스 이천 본사를 방문, 구미국가산업단지의 투자환경을 설명하고 공장 유치 의사를 전달했다.

남 시장은 하이닉스 측에 “영남권에서 유일하게 하이닉스반도체 생산라인이 있었던 구미시의 인연을 강조하고 제공할 수 있는 각종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적극적 투자”를 호소했다

또한 정부와 기업측에는 인구 등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지방도시 소멸론을 거론하며 지방 균형 발전론을 주장하며 구미유치 당위성을 펼쳤다. 그러자 경기도가 발끈했다.

당시 김문수 경기지사는 정부 입장 철회를 주장했다.

철회주장으로 경기도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경제단체연합회 소속 기관·단체, 주민 등 6천여 명이 수원 실내체육관에서‘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촉구 총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김 지사는 규탄발언을 통해 “중국 공산당조차도 기업을 유치하고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고 있다”며“공산당보다는 기업하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정부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이후에는 이천지역 주민 4천여 명이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하이닉스 공장 불허 범국민 규탄대회’를 가진 후 조병돈 이천시장과 김태일 이천시의회 의장 등 200명이 정부의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불허 결정을 성토하는 단체 삭발식도 가졌다.

◇ 구미시민들, 경북도와 구미시 의회 뭐하나 성토

이처럼 당시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이천시와 경기도는 공동 연합전선을 펴며 삭발식과 대규모 궐기대회를 가졌지만 구미시회는 여태 아무런 행동을 보여주지 않아 구미시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반면 구미시는 경북도, 대구시와 상생음악회 개최 등 구미SK 유치에 사활을 건 공동연합 전선도 펴고 있다.

그러나 아무런 액션이 없자 시민들은 경북도, 대구시, 구미시, 구미·대구 상의 등 연합전선과 함께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대규모 범구미시민 SK 유치궐기대회 개최와 구미지역 시·도의회 의장 등 집행부의 삭발식 추진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시민들은 10여 년 전 상황과 현재 상황이 똑같다며 또 다시 정부의 지방 홀대정책을 펼까 우려했다. 당시는 고 노무현 대통령 재임기간으로 그는 수도권보다 지방 균형 발전 정책을 폈지만 결국 이천에 들어갔다.

이처럼 대규모 반도체 공장은 정치논리보다 기업 입맛에 맞아야 투자한다는 걸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반도체 컨설팅 전문가들 투자 시 설비 확충 경쟁력 등 기업경영논리 따라 결정

A컨설팅 조모 대표는 “반도체산업은 기업이 필요로 할 때 얼마나 빨리 설비확충을 해줄 수 있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으로 이러한 기업들의 경제논리와 경영 논리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자치단체의 기업 유치 경쟁은 누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가로 유치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정치력을 동원해 기업을 유치하려는 발상은 과거 독재시대에나 가능했을뿐 지금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 현재 각 자치단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돼 구미시는 타자치단체 대비 특단의 유치조건 유인책을 제시하는 동시에 정부도 기업 입장만 고려할게 아닌 지방공단 소멸대책 차원의 지방공단 투자를 거시적 안목에서 판단해 지방공단 투자유치를 적극적으로 종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정부는 기업논리도 중요하지만 침몰하는 구미국가 공단 구제책으로 수도권처럼 양호한 조건이 갖춰진 지방 도시에 구미에 반도체공장이 들어서는게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 백군기 용인시장 반도체 투자 군기 잡기 나서(?)

이처럼 지자체간 4파전에 돌입한 가운데 그동안 조용하던 용인시가 본격적 행보에 나섰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지난 17일 시청 컨벤션홀에서 있는 언론인 신년 간담회에서 "지자체의 유치 경쟁이 과열돼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거나 시장의 합리적 선택에 그릇된 영향을 미쳐선 곤란하기에 언급을 자제하고 있을 뿐 용인시가 최고의 적지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며 말했다.

그의 이같은 공개선언으로 본격적 반도체 유치전에 뛰어 들어 과열된 SK하이닉스 반도체 투자의 군기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는 그동안 대외적인 유치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용인시가 반도체특화 클러스터 유치에 최적 입지란 자신감과 함께 균형발전론 등 경제 외적인 변수도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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