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근 주필·한동대 특임교수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대기업에 가한 일련의 정책은 기업 국영화를 위한 포석이 아닌 가하는 의혹을 지울 수 없게 하는데, 한 거름 더 나아가서 국민연금까지 기업 경영에 나서고 있어, 한국이 사회주의로 가는 것이 아니냐하는 기우를 지울 수 없게 하고 있다.

한국이 반세기 만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게 된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대기업들이 저지른 횡포 또한 지을 수 없는 그늘이지만, 그렇다 하여 대기업들의 공헌마저 외면하고 그들이 마치 역적이나 된 것처럼 형벌을 가한 처사가 타당한지를 따지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업보다.

이 논란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끄는 업체는 삼성이다. 삼성에 대한 사회단체나 정부의 성토는 과히 살인적이다.

경제문제를 다루는 모 사회단체는 이재용이라는 이름을 적시하여 등기이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정부 산하 기구인 공정거래위원장과 금융위원장은 지난 해 3월, 5월 이재용 부회장의 경질과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과연 삼성은 해체하지 않으면 안 되는 범죄 집단인가? 아니면 하층 업체의 이익이나 가로 채는 파렴치하고 몰염치한 집단인가? 그도 아니라면 반국가적 집단인가 하여 필자 나름대로 추적하여 봤다.

우선 삼성그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다, 국민이면 다 아는 큰 장사꾼이다. 기업은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다. 그 이익으로 세금을 많이 내서 국가에 기여하고 어려운 주변도 돌보아야 하고, 국가적 재난이나 특별한 사건이나 행사가 있을 때 사회발전 기금을 내기도 한다.

삼성은 임직원만 40여 만 명이다. 협력업체만 해도 150여 개, 한 협력업체는 평균 하층업체 5~7개를 거느리고 있는데, 전체 종사자가 수십만 명이다. 이런 기업을 죽여야 직성이 풀린다면 해체하라고 주장하는 무리들이 먼저 죽어주면 어떨까!

삼성의 지난해 수익은 경이적이다. 총 매출액 240조 원이 넘어섰고 영업이익만도 60조 원에 달한다. 1분에 4억6천 만 원을 버는 회사다. 삼성 죽이려고 발버둥치는 족속들이 아무리 소리쳐도 그들은 흉내도 못 낸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이렇듯 아우성인지 모르겠다. 국가가 기업에 개입하여 세칭 계획경제한 나라치고 망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

우리시대, 세계 2대 강국이었던 소련이 해체된 것이 무엇 때문이냐? 좌익들의 이념의 고향인 소련이 망한 것은 국가가 기업을 통치하는 사회주의 국가 경영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 있는 이 시대 통째로 날아간 그 참담한 꼴을 보고서도 아직 공산주의 향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니 참으로 한심할 뿐이다.

비단 삼성만이 뿐만 아니다. 포스코, SK, 현대차, LG, 롯데 등 숫한 대기업들이 모두 이 정권 아래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다. 이들은 허허벌판에서 가진 것 하나 없이 맨땅에 머리박기로 시작하여 오늘날 이렇듯 찬란한 기업문명을 일궈냈다.

이들에게 더 분발할 수 있는 용기와 격려와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한술 더 떠서 국민연금이 기업 죽이기에 나섰다. 소위 국민연금을 갖고서 말이다. 소위 ‘스튜어드십 코드’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에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643조 원이라는 엄청난 자금을 갖고 있는 투자기관이다. 대기업은 물론 200여 개가 넘는 국내 기업에 지분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다.

이 힘을 쓰겠다는 것이다. 명분은 회사 경영이 불실하여 손해를 보면 국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내는 아니꼬운 작태를 연출한 대한항공 같은 기업을 길들이겠다는 것이다. 국민감정에서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그 가족들이 그 기업의 산하 직원들에게 보인 작태는 원시노예사회애서나 있을 법한 일이었다.

이것이 대한항공 가족사다. 이뿐만 아니다. 재벌 2세들의 안하무인으로 벌인 수없는 작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었다. 그러나 쥐 잡으려다 독 깨는 우는 범하지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기관이다. 그런 기관이 그 돈줄을 갖고 있다고 국민들에게 충분한 여론수렴 없이 자의적으로, 임의로 행세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한항공 한 회사에서 끝이지 않고,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한번 재미를 붙이면 그 다음 부터는 조자룡이 헌 칼 쓰듯이 정부에 곱게 보이지 않은 기업들에게 계속 행사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게 된다.

결국 이러한 작태는 국민연금이 기업을 정부 통제 하에 두고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보이는 손으로’ 시장을 지배하겠다는 것이다.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첨단기술 전시회(CES)에서 중국 기업들이 세계 최초를 독식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업 기술 향상에만 적극적으로 지원만하는 중국과 일일이 간섭하고 위축시키는 한국의 극명한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교훈적인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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