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에겐 추억과 그리움의 향수를, 2~30대에게는 신선함을 주는 흑백사진은 촌스럽지만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뉴트로(New-tro)’의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흑백사진은 아날로그 감성이 충분히 젖어있어 복고를 새롭게 즐기려는 경향이 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이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가 한 군데 공존하는 죽도동 작업실(대표 이강희)은 복고를 새롭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아날로그 감성에 디지털 기술을 강화해 요즘 포항에서 떠오르고 있는 사진관이라고 볼 수 있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 85-33번지 우성빌딩 4층에 위치한 죽도동 작업실은 그 흔한 간판도 없어 찾아가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 1층 입구에 휘갈긴 글씨로 적혀 있는 ‘4층 사진관’이란 표시가 그저 손님을 반길 뿐이다.

죽도동 작업실은 원래 개인 사진 작업 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열었지만, 이 대표의 촬영 솜씨가 아까웠던 지인들은 사진관 오픈을 권유했고, 충분한 고민 끝에 정식 사진관을 운영하게 됐다. 사진 촬영은 사진 찍는 목적, 인원수 등 상담을 통해 콘셉트가 정해진다. 한정된 장소와 장비이지만, 색지와 도구를 사용해 최대한 다른 팀과 이미지가 겹치지 않게 찍는 것이 포인트다.

흑백사진이 주는 매력은 무궁무진하다고 그는 말했다. 화려한 색감이 넘쳐나는 요즘 사진과 달리 명과 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담백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며 인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꼽는다.

디지털 세대로 넘어오면서 카메라와 휴대폰의 발달로 화려한 사진이 수천 장에 달하지만 실제로 보는 사진은 몇 안 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색감 없이 흑백 명암만이 존재하는 사진을 보니 인물의 표정이 살아나고 본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아서 흑백사진을 주로 찍게 됐다. 조명을 어디서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다양한 감성을 담을 수 있는 흑백사진을 찍을 때는 검은색과 흰색의 옷이 가장 좋으며, 최악의 옷 색깔로는 회색이라고 한다.

‘내일은 누구를 만나서 어떤 사진을 찍게 될까?’라는 기대감에 차있는 그는 대단한 사진광이다. 몸은 비록 피곤하지만 사진을 찍어 주고 인화했을 때 손님의 환한 미소를 보면 굉장한 보람과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죽도동 작업실은 흑백사진뿐 만 아니라 개인 프로필, 커플 사진, 만삭, 돌 사진은 물론 기업 홍보 제품과 출장사진까지 한다. 예약과 자세한 문의는 SNS 인스타그램 DM을 통하거나, 네이버를 통해 하면 된다.

이강희 대표는 “예상외로 많은 손님들이 오는데 이곳에 와서 본인만이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표정을 찾아갔으면 좋겠다”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서 포항의 사진관이라고 하면 ‘죽도동 작업실’이 바로 떠오르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기성세대에게는 돌아가지 못하는 그 시절의 아련함이며, 신세대에게는 경험해보지 못한 시절의 예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흑백사진. 흑백이 주는 고즈넉함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로가 된다. 이번 명절 연휴에 온 세대가 어울려 흑백사진이 주는 감성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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