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성 좋은文學경북지회장

정부가 4대강 보 처리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와 4대강 보 에대한 악연이 주목되고 있다. 4대강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보 공사를 주도했던 수자원공사가 이번엔 보 해체 가능성이 포함된 보 개방 업무에 앞장서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이미 수자원공사는 지난달 말부터 상주보와 낙단보,구미보,달성보 등 4개 보 개방에 따라 민원대응 긴급 대책반을 꾸려운영하고 있다. 농민이 지하수 부족 등 민원을 제기하면 급수차를 긴급 지원해 도움을주고 수막재배 하우스 농가가 피해를 호소하면 온풍기와 난방면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대책반은 보 수위가 다시 회복되는 3월말부터 4월초까지 보 개방에 따른 각종 민원에 대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수자원공사와 4대강 보 간의 악연은 이미 2009년 부터 시작됐다.
당시 정부는 수자원공사에 4대강 사업 참여를 요청하며 8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를 자체사업으로 추진하도록 했다.

이에 공사체를 발행해 공사 비용을 조달했는데 이는 고스란히 부채로 수자원공사가 떠안게 됐다. 2015년 정부는 원금의 30%인 2조4천억원만 지원하고 나머지는 수자원공사에 떠넘긴 것이다. 여러 공기업 가운데 그나마 부채 비율이 낮았던 수자원공사가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게된 순간이었다.

부채상환도 여의치 않았다. 수자원공사는 4대강 보 주변에 대한 수변공원 등 개발로 1조6천억원을 벌어 부채를 갚겠다는 계획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정부가 4대강 주변개발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가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하면서 이제는 보 해체 가능성 까지 드러낸 상황이라 보를 활용해 개발이익을 얻는 일은 더욱 요원해졌다. 따라서 일부 보의 해체가 현실화 될 경우 4대강 16개 보를 운영하던 수자원공사 조직의 축소도 불가피해 보인다.

불과 10년 사이에 4대강 보 건설과 운영 해체라는 상호 모순적 업무를 수행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이런 관계로 일각에서는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조직이 오히려 수자원을 줄이는 일에 나서게 됐다는 비아냥도 나오고있다.

공주는 금강보로 풍부해진 금강 수량 덕분에 공주보 상류에서 열리는 백제문화제 때 황포돛배를 띄우는 야간 유등 행사도 연다.

보 철거로 강이 개천처럼 변하면 돛배도 유등도 띄울수 없어전국 3대 문화축제가 빛을 잃을게 뻔한 사실이다.
이런문제를 너무 잘 아는 지역 주민들은 정부 여론조사에서51%가 보가 필요하다고 대답했고 필요없다는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일반 국민여론 조사에서도 보가 필요하다가 44.3% 필요없다는 36.9%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세금을 들여 보를 부숴야 하느냐고 물으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이런데도 정부는 지역 주민과 전국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있다.

정부 논리라면 전국의 댐과 보 모두가 수량을 풍부하게 만들어 모래톱을 없애고 강을 곧게 만든인공구조물 들이다. 그 시설들 덕분에 경제가 선진국 문턱까지 왔다.

농민들은 홍수,가뭄 걱정 덜고 가정 수도꼭지에서 사시사철 깨끗한 물이 나오고 공장들이 넉넉하게 용수를 쓰고 있다. 이것들도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해 부수자는 소리는 왜 안하나?

이뿐이 아니다 영산강 뱃길복원 추진위원회,영산포 상가상인회,영산포 홍어연합회,나주어민회 등 나주 4개 단체는 가뭄 해결의 보루 죽산보 철거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또한 약속대로 생태관찰이 끝나는 4월부터 죽산보 개방 이전 최소 수량을 확보해 관광 레저용 황포돛배를 영산포 선착장에 띄워 침체한 지역 상권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투쟁위원은 보를 파괴하면 나도 같이 죽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생겼다.

4대강 보와 수질은 아무 관계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있었으며 지난해만 하더라도 오랜 가뭄으로 고통 받을때 4대강 보의 덕을 톡톡히 보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24조원의 거액 혈세로 건설한 보를 장난감 처럼 책상 앞에서 열고 부수겠다는 정부는 누구를 위한 어느 나라 정부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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