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십리로 명성이 높았던 경북 동해안이 연안의 침식으로 심각한 상태다. 바다의 낭만과 호젓함을 즐기던 명사십리는 결 고운 모래가 파도소리에 쓸리면서 내는 소리가 십리 밖에까지 울려 퍼진다 해서 울 명(鳴)자를 쓰는 명사십리(鳴沙十里)라 부른다.

동해안 연안이 지역경기를 부양하는 중요한 관광자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연안 침식은 생업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경북 동해 연안의 침식실태조사 결과 침식 우려지역이 60%를 넘어서 침식원인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과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북도는 연안 5개 시·군 관계자 및 지역 전문가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연안침식실태조사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지난해 연안침식실태조사 대상지역 41개소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최종 보고했다.

연안침식실태조사 용역은 기후 변화로 가속화되는 연안침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체계적인 연안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침식이 우려되는 연안을 선정해 침식이력, 침식특성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다.

2018년 연안침식실태조사 결과, 경북 도내 전체 침식 우려와 심각지역(C, D등급)은 68.3%로 2017년(73.2%) 대비 4.9%P 감소했으며 특히 ‵17년도에 이어 이번에도 침식 심각등급(D등급)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안 침식의 원인은 크게 나눠서 해수면상승, 태풍, 파랑파도 등 기후변화와 해안개발, 방파제건설, 바다모래 채취 등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주시를 제외한 포항시, 영덕군, 울진군, 울릉군의 전년대비 면적과 체적이 모두 증가했으며 도내 대상지역 41개소 연안의 총면적과 체적은 전년대비 9만2천489㎡(축구장 면적 약 13.0배), 9만9천420㎥(25ton 덤프트럭 6천374대)가 각각 증가 한 것으로 파악됐다.

침식 우심지역(우려, 심각지역)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원인에 대해 지오시스템리서치 책임연구원은 “침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고파랑(유의파고 3.0m 이상)의 전체 출현율이 감소한 것 외에도 침식 우려 지역에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연안정비사업(잠제, 이안제 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한편 환동해지역본부 관계자는 "동해안의 해안과 해수욕장 60%가 연안침식이 심화되면서 단순한 모래 유실문제를 넘어 생태계 파괴 우려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지역 주민의 안전과 재산 보호를 위해 해수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2020~2029년)수립 단계부터 도내 침식이 우려되는 32개소(총 사업비 4965억원)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5개 시군과 연계, 중앙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해안 침식현상은 포항지역을 시작으로 영덕, 울진 지역으로 북상할수록 더욱 심각한 현상으로 보이고 있다. 경북도와 지자체는 동해안 연안보존을 위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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