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시 한민족통일안보문제연구소장

지난 2월 27~28일 하노이에서 열린 트럼프-김정은의 ‘미·북회담’이 비핵화와 제재완화에 대한 양측의 이견으로 파탄이 났다.

뒤이어 한·미 군당국은 한·미 합동훈련인 키리졸브, 독수리, 쌍용, 맥스선더, UFG, 비질런트 에이스, KMEP 등의 훈련을 모두 축소 또는 폐지키로 결정했다.다. 한·미 연합훈련 폐지는 '유사시 반격'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이에 한·미 군당국은 “한·미 연합훈련 폐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이다.”라고 했다. 즉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향후 공조방안과 연합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떤 안보도전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보장해 나간다는 안보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지역 내 평화와 안보를 위해 ‘한·미 연합사령부’와 ‘유엔사령부’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임을 확인했으며, 한미 간의 소통은 그 어느 때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도 했다.

이제 한국군 전력약화는 시간문제로서 비관적 전망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한·미 연합 공군 기동훈련인 맥스선더 훈련도 폐지가 유력하다. 한·미 해병대가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비해 연 20여 차례 대대급 부대들을 모아 실시해온 케이멥(KMEP) 훈련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해병대의 상륙작전과 기습작전은 적 후방 공격을 위한 것이고, 200여 대 이상의 전술기를 동원하는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이나, 적 전략·전술목표 타격을 위한 기량을 기르는 맥스썬더 훈련도 '반격' 역량을 기르는 훈련인데 완전히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우리 대한민국과 미국의 군당국은 올해부터 대규모 합동훈련인 키리졸브(KR: Key Resolve) 연습과 독수리훈련(FE: Foal Eagle)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국방부가 3일 밝혔다.

이들 훈련은 모두 북괴군이 남침할 경우 휴전선 인근에 방어선을 구축한 뒤 증원된 전력과 함께 ‘한·미연합군’이 반격에 나설 때를 대비한다.

지금까지 실시해오던 ‘한·미 연합훈련’은 앞으로 ‘동맹 훈련’으로 불리며, 소규모 부대가 참가한 가운데 일주일만 실시할 예정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실시하는 새로운 ‘한·미 연합훈련’은 ‘동맹 훈련’으로, 일주일 동안 병력기동이 없는 지휘소 연습(CPX)로 실시할 예정이며, 동원되는 병력은 대대급 이하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은 연습·훈련 조정에 대한 동맹의 결정이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양국의 기대를 반영하기 위함이다.

특히 북한이 비핵화 조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인 ‘쌍중단’이 실현되었다고 볼 수 있어 성공한 일면이 있다.

즉 한·미 양국이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종결하기로 결정하자 국내외에서는 “중국이 주장했던 ‘쌍중단’이 실현된 것이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수 년 전부터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면, 한·미 양국은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쌍중단’을 계속 주장해 왔다.

이제 '동맹 훈련‘은 한·미 양국 간 긴 세월 동안 유지한 파트너십과 우리 대한민국 및 지역 안정을 지키기 위한 의지를 강조하는 ‘연합 지휘소훈련’으로서 기존의 키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을 조정해 한반도에서 전반적인 군사작전을 연습하는 것이다.

'동맹 연습‘은 우리 대한민국과 미국, 유엔사령부 전력제공국들이 함께 훈련하고 숙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다. 전투준비태세 수준 유지를 위해서는 군 훈련 시행이 매우 중요하며, 연습은 동맹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런데 군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은 전투준비태세 수준을 유지하고 동맹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는 한·미 양국 군 수뇌부의 말과는 크게 달라 보인다.

특히 오는 4월 실시할 예정인 ‘쌍룡훈련’은 우리 한국군 독자적으로 실시한다고 한다. ‘쌍룡훈련’은 강습상륙함과 해병 항공대가 없는 우리 한국해병대가 미군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형태의 상륙작전 기량을 익히는 훈련이다.

여기서 미군이 빠진다는 말은 우리 대한민국 해병대가 더 이상은 遠海(원해)에서의 상륙작전(초수평선 상륙작전) 연습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우리 한국군의 전시연료·탄약·후방지원 체계는 사실 ‘한·미 연합사’를 전제로 하는데, 미군과 합동훈련이 사라지면 실전적 훈련이 어려워질 것이다.

군이 불퇴전의 용기로 맞서야만 비핵화 협상에도 힘이 실리는데 백해무익한 후퇴만 하고 있고, 반대로 북한은 지금도 밤낮으로 핵폭탄을 생산해내고 미사일을 배치하면서 협상 카드를 늘려가고 있다. 이런 북한 동향을 뻔히 알고 있는 군 수뇌부가 고작 하는 일이 ‘한·미 연합훈련 줄이기’와 ‘자기 진지 부수기’라는 국방정책이 과연 북한 비핵화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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