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는 여자들 중 소녀의 미칭(美稱)이다. 그 이름 자체가 아름답다. ‘칠곡 가시나들’은 칠곡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했다. 관객 수가 3만 명을 돌파하면서 잔잔한 반향을 불러오고 있다.
‘칠곡 가시나’ 들은 칠곡군에서 한글을 배우고 시(詩)를 쓰게 되는 칠곡군의 일곱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도 아니지만 최근 한국 독립영화가 고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성과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월 27일 개봉한 후 10일째인 지난 8일, 관객 수 3만1천472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제작사 측이 멀티플렉스 영화관 상영을 보이콧한 상황임에도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이다.

이 땅의 양심과 상식을 함께하는 영화인 연대는 최근 ‘칠곡 가시나’들 상영 거부와 관련해 성명서를 내고, CGV의 독립적 지위와 부당한 관행에 대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여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한 편의 독립영화는 지난달 25일 개봉 시사회를 가진 영화 ‘포항’이다. 줄거리는 아버지와 아들의 실종으로 고향 포항으로 돌아온 연수는 작은 조선소에서 배를 만들며, 가족이 살아 돌아올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 기다림에 지쳐갈 즈음, 연수는 더미를 만들어서 바다 어딘가로 던진다. 그 시간 속에서 연수는 자신이 한 아버지의 아들이자, 한 아들의 아버지라는 또 하나의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가족영화 ‘포항’은 일반적인 제작 방식에서 탈피해 포항시민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하여 영화 배우로 캐스팅했다. 극중 형제로 출연한 고관재 배우(연수 역)와 홍서백 배우(연근 역)를 제외한 다른 모든 배우들이 포항시민이다.

특히 포항 시립연극단에서 활동하는 최현아 배우(혜련 역)를 제외한 모든 배우들이 전문 연기자가 아닌, 아마추어 연기자로 참여하면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감독의 지도아래 영화 기초교육과 연기 수업을 실시하여 첫 촬영에 임했다.

실제 포항 사투리를 쓰는 시민앙상블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통해 지역 색깔을 더욱 생생하게 담아냈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섬세한 연출력으로 프로그래머들과 영화제 스탭들이 카톨릭 성직자로 구성된 포르투갈 Flumen 영화제에서 9명 심사위원단 전원일치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제 심사위원들은 “시대가 가질 수 있는 문제의식을 기존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욕설이나 노출 없이 영화가 줄 수 있는 가치를 한 번 더 볼 수 있는 영화”라고 호평했다. 아름다운 포항의 풍광을 담은 이 영화가 포항에서 100% 촬영하고, 제목 또한 ‘포항’이라는 영화로 개봉한다는 점. 그리고 가족이 함께, 나아가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관객들이 볼 수 있다는 점은 영화 ‘포항’이 지닌 가장 큰 매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경북에서 만들어진 두 편의 독립영화가 지역민의 공감을 얻고 나아가 전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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