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지역 아파트 분양·거래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분양 열기가 뜨거웠던 대구는 물론 경북은 포항을 비롯 구미, 경산, 영천, 안동, 김천, 경주 등지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분류될 만큼 상황이 말이 아니다.
이는 계속된 인구유출과 지역경기 침체로 아파트 시장이 장기 불황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분양은 물론 기존 아파트 매매도 이뤄지지 않아 부동산 시장이 엄동설한이다.
대구는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이 월평균 4천여 건에 달했지만, 올 1월은 2천9백여 건, 2월은 2천4백여 건으로 크게 줄었다.
경북도 마찬가지로 지난달 구미시 미분양 주택은 1천100여 가구에 실거래량도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고 지난해 4월 471건에 달하던 구미시 아파트 실거래량은 올해 1월 276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에 구미지역은 지난달 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제31차아파트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이달부터 적용받게 됐다.
구미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든 것은 삼성과 LG 등 대기업 생산 공장이 축소되고 계속되는 인구감소로 아파트 분양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신축 아파트 시장과 함께 재건축 아파트나, 재개발 지역 아파트 사업도 지지부진하다.
지주들과 주택조합 형식으로 추진된 구미 문성과 송정동 대규모 아파트 사업은 조합원 모집이 지지부진해 하세월 상태고 원평 주공 재건축 아파트 사업도 마땅한 사업시행자를 구하지 못해 중단된지 2년을 넘고 있다.
이런 사정으로 분양받은 새아파트로 이사가려고 기존살던 아파트를 전세나 싸게 내놔도 살사람이나 입주자가 없어 분양받은 새아파트를 마피(-P)나 무피(無P)로 내놔도 팔리지 않는 상태다.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려던 몇몇 건설업체는 분양 계획을 보류한 후 관망하는 추세다.
정부의 부동산규제 강화로 주택 매매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대구시가 지난 1, 2월 걷어들인 부동산 취득세는 1천35억 원, 분양물량이 3천6백 세대나 쏟아지면서 징수한 취득세가 17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거래로 인한 세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억 원이나 줄었다.
아파트 분양 및 거래시장이 꽁꽁 얼어붙다보니 가구와 장식, 이사 업체들도 개점휴업 상태다.
한 인테리어 업체 대표는 "아파트 거래가 끊기면서 가을에도 일감이 거의 없었다"며 "이사철인 4월까지 버티기는 하겠지만, 이때도 일감이 없으면 폐업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중개업소의 폐업도 늘고 있다. 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9~10월 기준) 폐업한 공인중개사는 2290명으로 집계됐다. 이대로가면 지역경제 침체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정부는 아파트 분양·거래시장 침체가 미칠 지역경제 파장을 면밀히 파악해 근본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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