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지역 유림 인사들 황교안 대표에 ‘황비어천가’

▲ 안동을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환영사를 듣고 있다.
선비본령 비판정신은 어디 갔나... 부끄러움은 시민 몫

안동 지역 유림단체 대표와 종손 등이 지역을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백년에 한 번 나온 분”, “국난극복을 해줄 구세주”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민생투쟁 대장정’을 벌이는 황교안 대표는 김광림 국회의원과 함께 지난 13일 안동시 목성동 경북유교문화회관에서 영남지역 종손 등 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안동 지역 유림단체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환영사를 하던 김종길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장은 황 대표를 가리켜 “우리의 희망의 등불이요. 국난극복을 해 줄 구세주”라고 추켜세웠고 장내에서는 중간 중간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박원갑 경북향교재단 이사장은 한 술 더 떴다. 박 이사장은 황교안 대표를 가리켜 “백년마다, 1세기마다 ‘사람’이 하나 난다는데, 건국 100년 3.1운동 100년 이래서 나타난 것이 황교안 대표”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영남 유림(儒林)을 대표한다는 인물들에게서 선비의 요체인 ‘비판정신’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학봉종가 종손으로 영남지역 종손 모임인 영종회 회장을 역임한 김종길 원장과 예안향교 전교를 지낸 박원갑 이사장은 안동의 대표적 유림인사다.

간담회를 지켜 본 A씨는 당시 상황을 “쓴 소리는 거의 없고 칭찬과 환호만 난무하는 분위기가 부흥회를 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고 전했다.

최근 ‘민생투쟁 대장정’을 이어간 황 대표는 가는 곳마다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 11일 대구 달서구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북한 미사일이 어디에 떨어지겠느냐. 바로 대구경북에 떨어진다”며 안보불안 심리를 자극하는가 하면 영천과 구미, 안동을 방문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발언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국정원 대선개입, 정윤회 국정농단 의혹 제기 당시 법무부장관이었으며 김학의 및 장자연 사건 수사 축소와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국민적 분노가 일던 당시 국무총리였으며, 5·18망언과 독립운동 평가절하로 이어진 반민특위 논란 등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대표를 맡고 있다.

강서구 안동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황교안 대표는 나라를 망친 책임을 지기는 커녕 공당 대표를 맡아 국회 보이콧과 국론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며 “영남선비의 후예라면 황비어천가를 부를게 아니라 그의 실정을 꾸짖어야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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