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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산책]소탐대실 같지만신재일 수필가
   
사무실에서 시끄럽게 고함치는 소리가 들려서 무슨일인가 보니 누군가 따지고 있었다. 내용을 들어보니 몇만원이 걸려있어 한번쯤 확인해 볼 수도 있는 사안이긴 하지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양새가 안좋았다. 결국 그가 따지는 대로 이루어지긴 했지만 그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 주위에서 그를 보고 소탐대실한다고 수군거리는 이야기가 들린다.

지나가다가 오랜만에 아는 사람과 마주쳤다. 다른 사무실에 왔다고 한다. 반가웠지만 오래 이야기할 틈이 없었다. 다음주에 다시 온다기에 그때 제대로 만나 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연락도 없었다. 사회적으로 비중있는 인물이라 나와 만남은 사소할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그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 작은 것을 무시하니 큰일을 대하는 모습도 저럴 것이라는 느낌이다. 앞으로 일이 있어도 그를 찾지 않을 것이다. 전화로 왜 안왔는지 확인도 하지 않았다.

위의 두사건은 한달여 사이에 목격하고 경험한 사건이다. 서로 관련없는 사건이나 겹치게 되니 생각을 복잡하게 만든다. 작은 것에 집착하는 쪼잔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너그러운 대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작은 것에도 충실해야 큰 일도 할 수 있다는 인식간에 혼란이 온다. 전에는 두 명제가 서로 별개인줄 알았는데 이런 일을 겪으니 연속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두명이 특별이 쪼잔하거나 아주 무례한 것은 아니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도 그럴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주위에 여러 부류의 사람이 있다. 사소한 이익에 집착하는 사람은 좀생이라고 욕을 먹는다. 나도 이런 사람을 싫어했다. 작은 규정에 천착하는 사람과 일을 하면 엄청 어렵다.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다.

작은 것은 무시하는 사람도 있다. 자잘한 것보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기초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 당연히 일은 대충대충 하게 된다. 믿음이 가지 않아 큰 일을 맡기지 못한다. 극단적인 측면이지만 보통 사람은 이런 두부류 중 하나에 속하거나 중간의 위치를 보인다.

작은 이익에 집착하다가 큰일을 망치게 되면 소탐대실이 된다. 소탐대실이 안되려면 작은 이익은 양보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소탐대실을 한계가 애매하다. 큰 것과 작은 것은 상대적이다. 무자르듯이 자를 수는 없다. 다만 우선순위가 분명 있을 것이다. 상대적인 이익의 크고 작음은 변할 수 있다.

작은 이익에 집착해서도 안되지만 무시해서도 안된다. 특히 큰이익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관계가 아니라면 더울 그렇다. 단지 귀찮거나 폼을 내려고 무시하는 사람은 문제가 있다. 작은 일이라고 해서 무시하는 사람은 큰일도 할 수 없다. 큰일은 작은 일이 모여서 된 것이다. 작은 것에 충실하지 않으면 큰일도 할 수 없다.

큰 것을 위해 작은 일을 포기하는 경우는 많이 있다. 반대로 작은 것을 지키려다가 큰 것을 잃는 경우도 있다. 작은 약속을 지키려다가 큰 계약을 놓치는 것과 같은 경우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소탐대실이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이런 행동이 습관이 되면 신뢰를 잃지 않아 큰 것을 따낼 수도 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언제까지나 지금 이 자리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위치는 몸담고 있는 회사라는 조직이 뒷받침되어서 존재하는 것이다. 퇴직을 하게 되면 이런 조직이 없게 된다. 그때에도 지금처럼 폼을 내려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사무실에서 높은 사람은 중요한 결정만 내리고 사소한 일은 아랫사람에게 맞기고 큰일만 하는 것이 미덕인 경우도 있다. 조직이 제대로 일을 하려면 필요한 그림이다. 그러나 개인이 해야 하는 일까지 아랫사람에게 맡기게 되면 개인의 일을 하는 방식을 잊어버린다. 그러다가 퇴직후 조직을 떠나면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10여년 전에는 휴대폰을 쓸줄 몰라서 퇴직 후 사회생활을 못하는 높으신 분의 이야기도 있다.

요즘 직장분위기가 변하여 윗사람이 큰일에만 신경을 써도 되는 시대는 지났다. 자신과 관련된 일을 스스로 처리하여야 한다. 잡무를 대신해줄 사람이 없다. 웬만한 지위의 사람은 운전기사가 없어 스스로 운전을 해야 한다. 업무용 컴퓨터 조작도 본인이 직접 해야한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이의 사람들 중 버텨내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서 퇴직하게 되면 할 일이 없다고 두려워한다.

가장 좋은 것은 작은 것에도 충실하며 큰 그림도 보는 것이다. 그러나 쉽지 않는 듯하다. 현실적으로 모두 지킬 수는 없다. 다만 AI같은 인지능력을 향상시켜주는 기계가 있어 두가지를 모두 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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