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득 이수자의 택견 공연 모습

물질문명 만능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 전통 문화예술의 전승발전을 위해 우리 고유의 소중한 정신문화가 깃들어 있는 무형문화재와 그 전승자을 조명한다.

@ 무형문화재는 인류의 정신적인 창조와 보존해야 할 음악ㆍ무용ㆍ연극ㆍ공예기술 및 놀이 등 물질적으로 정지시켜 보존할 수 없는 문화재 전반을 가리킨다. 무형문화재 가운데 보존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기능 및 예능에 대해서는 ‘문화재보호법’에 의거하여 문화재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지정, 보호하고 있다. 이의 지정은 형태가 없는 기능 또는 예능이기 때문에 이를 보유한 자연인이 그 대상이 된다.

무형문화재에는 국가지정 무형문화재와 시ㆍ도 지정 무형문화재가 있다. 문화재보호법에서는 문화재청장이 무형문화재 중 중요하다고 인정되는 것을 자문기관인 문화재위원회의 심사와 토의를 거쳐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사상식사전)

# 택견이란 유연하고 율동적인 춤과 같은 동작으로 상대를 공격하거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한국의 전통 무술이다. 택견 특유의 꿈틀거리는 곡선적인 동작은 때때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러한 면 때문인지 어떤 이는 택견이 춤인지 무술인지 궁금해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수자에 내재된 에너지는 엄청난 유연성과 힘으로 나타날 수 있다. 택견은 한국의 토착 무술로, 보기에는 정적이고 품위 있으나, 활력이 넘치며 심지어 치명적이다.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택견을 수련해 왔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삼국시대부터 행해졌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1921년 최영년 ‘해동죽기(海東竹枝)’의 '탁견희(托肩戱)'와 ‘코리언 게임스(Korean Games, 1895 Stewart Culin)’의 ‘택견하기'의 기록은 택견 경기 방법을 간략하지만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렇게 문헌상 기록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택견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자취를 잃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다행히 조선 말기의 택견꾼 송덕기(宋德基)가 유일하게 생존하여 택견의 맥을 이을 수 있었다.

그러나 광복 이후 택견은 일본 무술들이 토착화하는 여세에 뒷전으로 밀려났다.  더욱이 6. 25전쟁 이후에 만들어진 태권도가 택견의 전통을 계승했다는 명분을 주장함으로써 1970년대 이후에는 태권도와 택견이 동일한 것으로 잘못 알려지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택견과 태권도는 역사적·기술적으로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별개의 것이다.

민간에서 행하여진 택견은 1년 내내 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단오를 앞두고 보름이나 열흘 동안 진행되었다. 단옷날 밤 한 머리에서는 그네를 뛰고 다른 한 머리에서는 택견을 하는데, 동네와 동네가 패를 지어 시합하는 수가 많았다.

계곡을 흐르는 물과 숲을 스쳐가는 바람처럼 택견의 기본 동작은 자연 그대로를 닮았다. 택견의 첫걸음은 ‘품밟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양발을 삼각형 모양으로 교차하여 몸에 리듬을 불러일으키는 자세인 품밟기는 공격과 방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택견의 기본자세다.

발을 리듬을 타는 동안 두 팔은 원형의 선을 그리는 ‘활갯짓’을 한다. 이는 상대방의 시야를 흐리게 하는 동시에 역시 공격과 방어를 자유로이 할 수 있게 하는 자세다. 품밟기와 활갯짓. 이 두 자세로 인한 독특한 몸놀림과 섬세하고 부드러운 곡선이 바로 택견의 특징이다.

이 같은 택견은 주도권을 장악하는 바로 그 순간까지 상대를 배려할 것을 가르친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무술이다. 택견은 공격보다는 수비 기술을 더 많이 가르친다. 숙련된 택견 전수자는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신속히 상대를 제압할 수 있고, 심지어 상해를 입히지 않고도 상대를 물러나게 하는 법을 안다. 이러한 점은 여느 격투 스포츠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개념이다. 그러나 택견은 이 모두를 가능케 한다.

택견은 자신보다 상대를, 개인보다 집단을 배려하도록 가르치는 경이로운 스포츠이다. 동작은 직선적이고 뻣뻣하기보다는 부드럽고 곡선을 그리듯 하지만, 전수자를 천천히 그러나 강력히 유도하는 힘이 있다. 숙련된 택견 전수자의 우아한 몸놀림은 한 마리의 학 같지만, 탄력적인 공격 기술은 매와 같이 빠르고 강력하다.

1983년 국가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되었으며 1990년대 들어 생활체육으로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였고, 2011년 11월 28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문화재청)

* 택견을 하게 된 계기
20대 중반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과 허리통증으로 인해 택견전수관을 찾게 되었다. 몇 해를 괴롭히던 허리통증은 운이 좋아서인지 나와 택견이 잘 맞아서였는지 3일 만에 사라졌다.
택견의 기본 보법인 품밟기만 했는데도 몸의 변화가 일어났고, 하면 할수록 흥겹고 그 속에 쓰며 있는 강인함에 매료되어 현대의 운동법과 선조의 무예를 비교하기 위해 사회체육을 전공하고 운동들 본격적으로 하면서 택견에 대해 확고한 믿음이 생겨 지도자의 길로 가게 되었다.

* 임성득 이수자에게 택견이란
택견은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보물이다. 택견의 품밟기는 좌우의 골반 균형을 잡아주어 허리 통증이 심하던 나를 짧은 시간에 낫게 해주었다. 더욱이 품밟기는 한국의 리듬과 잘 맞아 흥겹게 즐길 수 있다. 택견의 기본기는 양손 양발을 골고루 사용하고 우리가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소근육에 자극을 많이 준다. 또한 택견은 여타무예와 다르게 고유의 기합이 있다.
택견은 뱃심을 기르기 좋은 수련법이다. 이 좋은 보물이 세월이 가면서 우리의 전통 무예 택견을 찾는 이가 줄어들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 택견을 하면서 보람된 일
2013년, 2014년 사단법인 한국택견협회 소속으로 해외 시범단이 되어 6개국 유럽 순회공연을 하였다. 택견하는 이들 중에서 오디션을 보고 뽑힌 것도 영광스러운데, 다른 나라의 국민 앞에서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기회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처음 보는 우리의 몸짓 택견에 호응하고 박수갈채를 보내주니 택견을 하면서 어려웠던 여러 일들이 보상받는 것처럼 기뻤다.

* 시민에게 바라고 싶은 점
우리지역의 문화센터나 학교에 택견강좌가 열려 많은 사람이 택견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었으면 한다. 택견은 오래 역사를 가지고 있어 좋은 것이 아니라 택견 안에 스며있는 우리의 놀이 문화와 무예가 공존해 있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현대에 만들어진 운동도 좋지만 고구려 이전부터 만들어진 우리 고유무예 택견에 관심을 갖고 한번 쯤은 체험해 보길 바란다.

개그맨 두 명이 많은 관객 앞에서 웃음을 유도하고 있다. 언듯 보아도 대립의 구도임에 틀림없다. 그들의 몸싸움 끝의 필살기는 웃음기 머금은 표정에 장난스러운 기합소리이다. ‘이크, 에크’ 함께 앞뒤로 엉덩이를 흔든다. 관객은 박수를 치며 웃는다. 많은 사람들이 택견을 이런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고 이것이 택견의 대부분이라 일반화 하고 있어 안타깝다.

무형문화재라는 무거운 주제를 해학적으로 묘사한 부분은 대단한 일이지만 엉덩이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는 동작이 가지고 있는 숨겨진 의미 즉, 공격과 방어를 위한 중심의 이동, 상대와의 거리를 견제 그리고 들숨과 날숨의 조화 등을 위함이라 전혀 모르고 웃고 있는 것이다.

*에피소드
택견 수련생일 때 지치고 힘들면 찾아가는 길거리 어묵집이 있었는데 지나가는 아저씨가 흰색수련복을 입고 서있는 나를 보고 박수무당이냐는 것이다. 그때 당시 수련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게는 충격으로 와 닫았다. 또 하루는 포항시 북구 흥해장에 놀러 갔을 때 차에 택견 래핑이 되어 있어서인지 한 분이 우리 집 개가 말을 잘 안 듣는다며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상담을 해온 적이 있었고 전화로도 개에 대해 많이 묻는다.
그리고 택견의 기합이 대중에게 많이 각인 되어서인지 조금 아는 사람은 밑도 끝도 없이 ‘이크’ 하며 자기 나름의 몸동작을 신이 나서 나에게 선보인다. 수련복장과 택견의 용어에서 또 기합과 몸짓에서 몰라서 혹은 웃자고 하는 행동이 나에게 상처로 다가오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같이 웃으면서 상대방을 오히려 흉내를 낸다.

6.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
처음 택견전수관을 열었을 때에는 찾아오는 사람에게만 택견을 전수해주다가 한계에 부딪혀 운동장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택견을 선보이는데 도전했다. 그러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학교수업과 문화센터에서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지도하였다. 지금은 올 11월에 개관 예정인 신경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을 위한 운동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택견을 전수해주며 오랫동안 같이 호흡하고 즐겼으면 한다.

* 주요 학력 및 경력
2005년 5월 발해택견전수관 개관
2015년 7월 사단법인 택견원형보존회 우수전승자 선정
2017년 7월 국가무형문화재 제76호 택견이수자 선정
2018년 7월 3.1절 100주년 기념행사 택견공연(천안독립기념관)
2018년 10월 생생문화재 택견한마당(대전)
2018년 10월 화랑승군의 후예 전통무예대회 택견공연(골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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