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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산책]커피가 몸에 좋다고?신재일 수필가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검색하는데 커피를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클릭해보니 모 국제학술대회에서 커피가 대사중후군을 줄인다는 발표가 있었다는 기사다. 발표에 의하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남성에 비해 하루 2~3컵 마신 남성은 15%, 4컵이상 마신 남성은 21% 감소했다고 한다. 여성은 하루 4컵이상 마시면 30%나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마디로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이야기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듣던 중 반가운 소리긴 한데 솔직히 뭔가 의심스럽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커피가 몸에 좋다는 말은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담배를 많이 피울수록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그대로 믿을 흡연가는 없을 것과 같다.
댓글을 보니 커피회사에서 스폰서를 댄 학회니까 커피회사에 유리한 발표를 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네티즌들도 믿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이발표가 틀렸다는 말은 아니다. 나름대로 근거는 있다. 그냥 간담회가 아니라 국제학술대회인데 엉터리 내용을 발표하진 않았을 것이다.
따져보면 100% 나쁜 음료는 있을 수 없다. 나쁘기만 한 음료는 퇴출될 수 밖에 없다. 무엇인가 몸에 좋은 면도 있었으니까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그렇지 않았으면 마약으로 분류되었을 것이다. 발표된 연구결과도 좋은 측면을 골라서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나는 어려서 부터 커피를 너무 좋아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술담배 대신 커피를 마시는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이제는 맛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마시게 되었다. 혼자 특별히 할 일이 없으면 커피부터 마신다. 지금도 ​여행중 휴게소에라도 들르면 먼저 커피 자판기부터 찾는다. 인생의 단맛 쓴맛을 커피를 통해 맛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혼술, 혼밥이 있다면 나에게는 원조격으로 옛날부터 지켜온 ‘혼자 커피’가 있다. 커피는 나에게 애연가의 담배처럼 말동무인 셈이다. 커피 없이는 깊은 생각이 불가능할 정도다.

커피를 많이 마시다 보니 언제부턴가 내몸이 커피에 익숙해졌다. 보통사람들은 커피를 많이 마시면 밤에 잠이 안온다고 하는데 신기하게도 나는 커피를 마신다고 잠이 안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런 연구결과에 기분은 좋지만 그렇다고 지금보다 커피를 더 많이 마시지는 않을 것 같다. 요즘은 커피가 마냥 나를 기쁘게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부작용이 전혀 없지는 않다. 커피를 마신후 곧바로 다시 마시려고 하면 입안이 텁텁해서 안받아준다. 그러면 몇시간동안 마시지 않다가 다시 마셔야 한다. 아무래도 나이를 드니 예전과 다르다.
생각해보니 약도 많이 마시면 독이 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약이 되기 위해서는 적당한 독이 필요할 때도 있다. 즉 몸에 이롭거나 해로운지 여부는 성분 그 자체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 같은 성분이라도 체질이나 마시는 습관에 따라 보약도 되고 독약도 된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커피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나쁘다는 연구가 나오더라도 지금 마시는 커피를 줄이지도 않을 것 같다. 이미 더이상 줄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제는 커피가 몸에 익숙한 습관을 넘어 신념이 되었다. 아내는 건강을 위해 커피를 많이 마시지 말라고 당부하는데 쉽지 않다. 어떤 때는 주변에 커피가 보이지 않더라도 커피를 마셔야 하는 역사적 사명이라도 띠고 태어난 것처럼 커피가 있을만한 곳을 찾아서 기어이 커피를 마시고야 만다. 커피회사에서 내게 어떤 혜택을 주거나 하지는 않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생각해도 커피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하다. 중독이라고 표현해도 할말이 없다. 특히 요즘 같이 일도 제대로 안되고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면 커피를 마시며 마음을 달래야 한다.

오늘도 아침 일찍 출근해서 본격적인 일을 하기 전에 우선 커피를 한잔 마시며 답답한 가슴을 해소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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