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열 사회2부 부장

2021년 제59회 도민체전을 신청했던 김천시가 며칠이 못 되어, 2020년 제58회 대회 유치 성공을 발표했을 때 일반 시민은 “그런가 보다, 잘 되었네”라고 생각했었는데, 대회 유치 발표 한달도 안 돼 갑자기 없던 일이 돼 버렸다.

경북도체육회가 내년 구미시의 전국체전 개최 관계로 분산 개최 결정을 내렸던 내년 도민체전을 종합대회로 변경, 김천시를 개최지로 승인했다가 또 다시 분산 개최하기로 번복했기 때문이다.

혼란의 와중에 많은 김천 시민은 “무슨 공식 업무를 저렇듯 허술하게 처리할 수 있나? 어떻게 공식 행사와 관련된 결정이 주먹구구식이란 말인가?”라며 어이없어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김천시의회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보도자료를 내고 도민체전 개최지 번복과 관련해 조사를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할 정도였다.

시의회 차원에서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해 조사·발표할 의도였지만 결국 집행부인 김천시에 대한 조사에 국한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상위기관인 도체육회를 사이에 두고 김천시와 김천시의회의 갈등으로 변질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가 된 김천시장과 김천시는 결국 모든 자료를 개방, 결백을 증명해 보였다. 도비 지원을 전제로 한 도민체전 신청서와 관련 서류 일체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고, 도체육회 이사회 회의록 공개를 공식 요청했다.

공개된 사실만으로도 “김천시가 시 예산으로 제58회 도민체전 개최를 신청했다”는 경북도체육회의 발표가 거짓이었음을 입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경북도체육회라는 공식 기관에서 매년 개최되는 도민체전 개최지 선정과 관련돼 발생한 이번 사건은 지방자치시대, 지역 이미지 실추는 물론 선출직 공무원인 단체장에게 치명적인 정치적 상처를 남길 수 있다.

특히 무소속이며 초선인 김충섭 김천시장의 경우 오랜 공직생활로 다져진 업무처리 습관으로 꼼꼼하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발생된 일이라 더욱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작은 의심이 큰 의심을 낳고 지역 분열과 민심 이반으로까지 확대되지 않도록 공직 사회가 더욱 공정하며,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는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 김천시도 민선 7기를 맞아 공직청렴도가 향상됐다는 최근 발표처럼 더욱 공정하고 정직한 공직 수행으로 시민의 지지받는 행정기관이 되길 기대한다.

경북도체육회와 김천시체육회 간의 분쟁은 이철우 도지사의 지난 15일 발표에 따라 김천시체육회의 판정승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도체육회 관련자의 엄중 문책과 처벌로 또 다른 피해지역과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민화합을 목적으로 개최되는 도민체전이 지역 분열의 씨앗이 될 순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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