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지난 5월 2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장외집회를 한 이후 3개월 만에 또다시 장외집회를 한다. 오는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이다. 황 대표는 18일 김성원 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의 경고를 직접 전달하기 위해 24일 광화문에서 구국집회를 열겠다"며 "이 정권의 국정파탄과 인사농단을 규탄하는 '대한민국 살리기 집회'"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나라가 더 망가지면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더 이상 허비할 시간이 없다"며 "국민과 함께 하는 가열찬 투쟁을 통해 이 정권의 폭정을 멈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강력한 투쟁을 시작하겠다"며 구체적인 투쟁 방향으로 △장외투쟁 △원내투쟁 △정책투쟁의 3대 투쟁을 제시했다.

황 대표가 3개월 만에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나선 데에는 야당의 입장에서 국민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장외집회를 통해 여론의 주목도를 높이는 방법뿐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국회의원 신분이 아닌 황 대표로서는 최근 저조한 당 지지율과 자신의 대선주자 선호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장외투쟁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정기국회를 앞두고 장외투쟁에만 집중하는 경우 국회의 소임은 당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원내투쟁도 병행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 주장처럼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경제도발로 어느 때보다 국가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도 이어지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 시점에서 당연히 정부여당과 머리를 맞대고 초당적인 대책을 세우고, 관련 입법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협조도 하고 투쟁도 해야 한다. 책임 있는 제1야당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낡고 상투적인 대여투쟁 방식인 장외투쟁을 하겠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국회법 절차에 따라 선거법 개정안 등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자 전국을 돌며 장외투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민심은 한국당을 외면했다. 추경 심사도 거부한 채 국회를 마비시킨 것에 국민은 분통을 터뜨렸고, 결국 지난 5월 25일 장외투쟁을 끝으로 한국당은 국회로 들어왔다. 황 대표와 한국당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고 있는 것은 국민분열을 부추기고, 상투적인 장외투쟁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직면한 난제와 안팎의 도전에 대한 해법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특히 나라 안팎 상황이 엄중한 때 제1야당이 장외로 나가는 것은 무책임한 선택이다. 장외투쟁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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