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책임 회피 안 해” vs 나경원 “안건조정위 신청” 특위, 오늘 안건 처리 방향 결정…전체회의는 연기 가닥

▲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전체회의가 22일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는 22일 비례대표 연동제 등 내년 총선과 맞물려 있는 선거제 개혁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으로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야 합의를 통해 이달 말까지 활동기한이 연장된 정개특위는 이날 제1소위원회를 열어 선거제 개혁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으나 위원장 선임문제 등 형후 일정을 놓고 여야가 맞섰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은 1소위에서 우선 의결한 후 법안을 정개특위 전체회의로 넘겨 수정·보완 등을 논의하자고 주장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특위 활동시한이 아직 9일이나 남아 있는 만큼 밀도 있는 축조심사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8월 내 선거법 개정안 의결'을 목표로 이날 오전 1소위에서 개혁안을 전체회의로 넘길지 여부를 결정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정개특위 활동시한이 9일 남았는데, 한국당은 정치개혁에 동참할 뜻이 없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한국당이 어떤 논의도 의결도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정치개혁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국회 의석을 30석 줄여 270명 전원을 소선거구제로 선출하자는 한국당의 주장은 개혁거부로 한국당이 중대 결정을 강요한다면 저는 제게 주어진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도 “1소위에서 선거제 개혁 안건을 전체회의로 넘길 예정”이라며 “정개특위 활동이 두 달 연장된 기간 선거제 개혁 안건이 논의되지 않은 만큼 더 이상의 연장은 어렵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한국당 대안이 지금까지 안 나오고 있다”며 “잘못 하면 변형된 ‘침대 축구’로밖에 인식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1소위 회의에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정의당은 법안을 전체회의로 넘기는 방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정개특위는 민주당 8명, 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2명, 정의당 1명, 무소속 1명 등 총 19명으로 구성된다.

반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에 올린 선거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패스트트랙 법안은 정개특위에서 180일을 보장하는 게 법의 정신이지만, 여당이 일방적으로 표결처리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당은 긴급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해 이를 막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건조정위는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의 심사를 위해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구성된다. 6명으로 구성돼 최장 90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 1소위 회의에서 “단 한 번의 법안에 대한 토론 없이 날치기 수준에 돌입했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의 큰 틀을 바꾸는 일을 축조심사도 하지 않고 전체회의를 넘긴다는 것은 정개특위의 직무유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여야 4당이 합의한 패스트트랙안은 내 표가 어떻게 당락을 결정하는지도 모르는, 미적분하기도 힘든 안”이라며 “이런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도 여론 형성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자유한국당을 겨냥, “선거개혁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헛된 꿈을 꾸는 것 같다”며 “회의 지연 능력에 대해서 금메달이라도 드리고 싶다”고 꼬집었다.

여야 의원들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자 정개특위 1소위원장인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정회를 선포한 후 오후 2시30분부터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지만 이날 중으로 표결 여부나 시점 등을 놓고 여야가 합의에 도달할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정개특위는 지난 20일 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 직권으로 전체회의가 열렸지만 여야 간 공방만 벌인 채 성과 없이 끝났다.

오늘 소위도 여야가 합의된 정개특위 활동 시한을 9일 앞둔 가운데 회의가 소집됐으나 아직 안건 논의조차 제대로 못한 채 충돌만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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