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장구 없이 유독성 공간서 작업…태국인 1명 끝내 숨져

     
 

속보=지난 10일 오후 경북 영덕 한 오징어가공업체에서 발생한 질식 사고(본보 11일자 5면)로 병원 치료를 받던 태국인 D(33)씨가 11일 오전 1시께 숨지면서 이번 사고로 숨진 외국인 노동자는 총 4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10일 오후 2시께 경북 영덕군 축산면 한 오징어가공업체 지하 탱크에서 청소 작업을 하다 쓰러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시 3m 깊이 지하 탱크에 한 명이 청소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쓰러졌으며 뒤따라 들어간 3명도 빠져 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업체는 오징어 내장을 빼낸 뒤 씻어 건조장에 납품하는 곳으로 한국인 사장과 공장장, 외국인 노동자 8명 등 10명이 근무한다.

베트남인 1명은 지난해 10월부터, 나머지 태국인 3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이 업체에서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업체는 설립한 지 21년이 됐고 8년 만에 폐수처리장을 청소하기 위해 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그러나 폐수처리장에는 악취가 심한 폐수와 찌꺼기가 쌓여 있었고 성분이 밝혀지지 않은 가스가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도 사장과 외국인 노동자 4명은 지하 폐수처리장을 청소하기 위해 모였고 이중 한명이 먼저 지하 탱크에 들어갔다.

지하 탱크는 3m 깊이로 좁아 여러 명이 한꺼번에 들어가기 어렵다.

먼저 들어간 직원이 금방 쓰러졌고 이를 본 다른 3명이 구조하기 위해 차례로 들어갔다가 다시 쓰러졌다. 이를 본 사장이 119에 신고했다.

이들은 폐수처리장을 청소하려고 나올 때 아무런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았고 관리 책임이 있는 사장은 전문업체에 처리를 맡기지 않았다.

경찰은 사고 이후 현장과 가까운 축산파출소에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통역사를 불러 유족이나 중태에 빠진 외국인 노동자 가족에게 사고사실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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