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지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2천735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45만2천명(1.7%) 증가했다. 이는 2017년 3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지난해 1월 33만4천명을 기록한 후 올해 7월까지 한 번도 30만명을 넘어선 적이 없던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달 40만명을 넘어섰다. 마지막으로 40만명을 넘어선 것은 2017년 4월(42만명)이었다. 실업률도 1.0%p 하락한 3.0%로, 8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의 고용률은 62.5%로 전년동월대비 0.3%p 상승했고 이는 전국 평균보다 1.1%p 높은 수치다. 실업자수도 4만1천명으로 조사돼 2017년 12월 이후 20개월 만에 실업률 2%대, 실업자수 5만명 이하로 진입하는 등 실업률 지표에서 크게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반면 대구의 고용률은 58.4%로 전년동월에 비해 0.2%p 하락했다. 취업자는 122만8천명으로 전년동월에 비해 5천명 감소했다. 경북에 비해 대구는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대구의 취업자 수 감소는 아쉽지만 경북의 고용률과 취업자 수가 개선되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일자리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통계의 이면을 들여다봐도 고용이 나아졌다고 낙관하기는 어렵다. 취업자 수가 늘어난 것은 정부가 재정을 쏟아 만든 노인 일자리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60세 이상 인구의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39만1000명 늘면서 다른 연령대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15~29세 청년 취업자가 6만3000명 늘어난 것에 비하면 6배 이상 많다. 고용의 질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발표된 국내 주요 대기업 대상 조사 결과에선 대기업 10곳 중 3곳이 올해 신입·경력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이메일을 통해 종업원 300명 이상·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13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올해 신규채용을 늘린다는 응답은 17.5%에 그쳤다. 48.9%는 지난해 수준으로 채용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33.6%는 지난해보다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고용 문제의 핵심은 양질의 일자리다. 양질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보조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라고 할 수가 없다.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기업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공공부문보다 민간부문에서의 일자리 창출이 관건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다양한 기업투자 촉진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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