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중국이 공산당이 지도하는 국가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실 그동안 우리는 중국에 여행을 가더라도 중국공산당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본주의 시장경제화’된 중국의 외피에 가려진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파출소(公安) 등의 관공서 외벽에 휘날리는 붉은 오성홍기(중국의 국기)와 ‘인민을 위해 봉사한다’(爲人民服務)는 마오쩌둥의 구호를 보고서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공산당은 신과 같다. (우리에게)보이지 않고 접할 수도 없지만 어디에나 존재한다.

‘신중국’ 건국 당시(1949년) 중국공산당원의 숫자는 448만여 명이었다. 지금(2018년 기준 중국공산당 중앙조직부 발표)은 9천59만4천명이다. 중국 총인구 14억여 명 중 6.5% 정도가 공산당원이다. 장쩌민 전 총서기 집권이전에는 지식인과 자본가 계급의 입당이 엄격하게 제한돼있었다. 장 전 총서기가 2002년 열린 ‘16중대회’에서 ‘자본가’들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면서 개혁개방이후 급격하게 부츨 축적한 자산가들의 입당이 급증한 것이다. 얼마 전 경영권을 포기하고 회사를 떠난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회장도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공산당의 힘은 우리나라에서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 등의 정당과는 차원이 다르다. 중국공산당은 무소불위이자 절대적이다. 그래서 당에 입당하는 것이 여간 까다롭지 않은게 아니다. 연간 400만 명이 입당원서를 내지만 10만여 명만이 입당의 영예를 안는다.

물론 지금은 20대 중국인들 중에는 특혜보다는 의무와 제약이 많은 공산당 입당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사업을 할 경우에는 기를 쓰고 입당하고자 한다. 당원에 대한 특혜는 없지만 공산당원이 아닐 경우, 유무형의 진입장벽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탕루이런 여사(88)는 마오쩌둥의 고향 후난성(湖南省) 샤오산 출신의 음식점 ‘마오쟈판디엔’(毛家飯店) 창업자다. 마오쩌둥이 고향을 방문했을 때 마오가 좋아하던 홍샤오로우를 요리해주기도 했다. 탕 여사가 창업한 마오쟈판디엔은 후난성 최대 요식업체다. 그녀는 84세 때인 2014년 마침내 중국공산당에 입당했다. 글자를 쓸 줄도 모르고 교육도 받지 못한 그녀가 공산당에 입당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였다. 더구나 입당하려고 나섰을 때는 이미 70이 넘었다. 엄격한 당원의 자격에 미달했다.

“나는 교육을 받지 못한 무식한 농민이었다. 예전에는 그래서 당원이 될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현재 가정과 사업에서 아주 잘하고 있다. 이제는 글자도 쓸줄 알고 그림도 그린다. 공산당에 입당하면 나의 ‘중국몽’(中國夢)은 모두 이뤄지는 것이다.”

탕여사는 샤오산 당지부의 서기가 직접 보증을 서고 교육을 한 덕에 마침내 공산당 입당이라는 꿈을 이뤘다.

이전에는 당원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 만나는 중국친구들은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밝힌다. 지난 6월 상하이의 푸단대학에 연수중인 한 산둥성출신 공무원에게 물었더니 공산당원이라는 것을 당당하게 대답했다. 윈난의 한 민박집에는 ‘공산당원의 집’이라는 팻말이 걸려있기도 했다.

‘디디추싱’(滴滴出行)이라는 중국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업체는 소셜미디어계정을 통해 자사의 공유차량서비스 기사 중에서 공산당원 여부를 붉은 색 중국공산당 상징으로 차별화하겠다고 밝혔다. 공산당에 대한 인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차량기사의 신뢰도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지난 해 공유차량서비스인 ‘디디추싱’ 차량 기사가 승객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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