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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문칼럼]포항의 미식축구팀구자문 한동대 교수
   
요즈음은 미국의 미식축구열기에 대해서 우리 한국인들도 많이들 알고 있고 팬들도 일부 있을 것으로 사료되지만, 미식축구가 우리 한국인에게 그리 낯익은 스포츠는 아니다. 이는 우리가 열광하는 축구도 아니고 가끔 보아온 럭비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그런데 포항에도 미식축구팀이 있어 매년 많은 시합을 벌이고 있고 학교와 지역을 알리고 있다. 이는 한동대의 미식축구동아리이다.

미식축구라고 부르지만 원어는 ‘훗볼(Football)’인데, 축구(Soccer)와 럭비(Rugby)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에서 ‘American Football’로 부르는 것이다. 미국에서 다년간 생활했던 필자는 이를 다른 이들처럼 즐기지는 않았더라도 미국에서 얼마만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지역마다 시즌이 되면 훗볼열기가 온 도시를 휩쓴다. ISU에서 석사과정 중일때 그 학교의 훗볼팀 이름은 ‘사이클론’이었는데, 학생들은 물론이고 지역시민들도 사이클론로고가 새겨진 티셔쓰를 입고 모자들을 쓰고 있었다. 훗볼게임이 열리면 열성팬들이 미국 전역에서 원정오기에 호텔이며 모텔들은 동이 난다.

후에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오고 USC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있을 때, 이 학교의 훗볼팀 이름은 ‘트로잔’이었다. 이는 그리스시대의 전사들을 지칭하는 말이며, 캠퍼스에는 투구쓰고 검을 든 전사들이나 말을 탄 동상들이 여럿 있었다. 트로잔밴드는 거대하기로 유명하고, 경기가 이곳이든 저곳이든 열리게 되면 온 학교와 도시가 들끓는다. 물론 학교 안에는 관련 기념품점이 있고 깃발이며 티셔쓰, 모자, 컵, 물통 등 다양한 용품들이 팔리고 있다.

2017년 스포츠산업백서에 따르면 미국의 스포츠산업 시장 규모는 약 571조원이다. 이 거대한 스포츠산업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이른바 미국 4대스포츠로 불리는 프로미식축구(NFL), 프로야구(MLB), 프로농구(NBA), 프로아이스하키(NHL)인데, 그중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미식축구이며, 프로리그인 NFL뿐만 아니라 대학미식축구 또한 연고 주민들의 절대적인 응원 속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다.

미식축구의 특성은 몸으로 돌진하여 격돌함으로써 용감성을 키울 뿐만 아니라, 경기가 매우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다. 특히, 공격과 수비를 엄격히 구별하고 있어, 맡은 역할과 책임에 대한 희생, 봉사의 정신을 가지게 하는 남성적 스포츠의 극치라고 한다. NCAA(미국대학체육협회) 규정에 따른 미식축구 경기는 전체길이 109.7m, 너비 48.7m의 직사각형 필드에서 진행되며, 그 양쪽 끝에 각각 길이 9.1m의 엔드존이 있다. 헤드기어와 헬멧은 선수의 머리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착용하는 것이며, 숄더패드는 어깨부분을 보호하는 장비이며, 그 밖에 체스트 패드, 힙 패드, 타이 패드, 니 패드 등의 보호장구를 갖추고 경기를 치른다.

필자가 서울에서 대학교에 재학 중일 당시에도 한국 몇 대학에 미식축구팀이 존재했었다. 크게 인기를 끌지는 못하는 아마추어팀들이었지만 서울대 농대를 위시하여 성균관대 등 몇 개 대학팀들이 정기적인 게임을 벌이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필자가 귀국하여 포항에 자리 잡은 한참 후인 8-9년전 한동대에도 미식축구동아리가 생겼다. 그 당시 재학 중이던 학생 중에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그 학교 미식축구팀의 주전멤버였던 학생이 있었는데, 귀국하여 본교에 재학하게 되면서 그 싹이 튼 것으로 알고 있다. 그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도 한국 미식축구 국가대표로 뛰었고, 한동대의 미식축구 창립멤버로서 큰 활약을 했었다.

미식축구는 장비구입 등 재정이 적지 않게 필요한데, 그 당시 대구지역의 국립대 교수이자, 그 학교 미식축구팀 지도교수이자, 과거 대학선수였던 한 원로교수의 큰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요즈음은 과거 수십년전과 달리 미식축구 강팀들이 서울보다는 영남지역에 몰려 있다고들 하는데, 전국적으로 36개의 대학팀이 있고 대구경북지역에만도 대여섯개의 팀이 있다. 물론 축구, 야구, 농구 등 프로팀화된 스포츠들과는 달리 순수히 아마추어팀들로서 평소에는 공부하고 오후나 주말에 연습을 하고 게임을 한다.

큰 지원도 없지만 스스로 연습하고 약간의 학생회 도움 이외에는 각자 자금을 염출하여 유지되지만, 한동대 미식축구 동아리인 ‘홀리램스’가 지금까지 좋은 경기를 보이며 대구경북지방의 상위랭커가 되어 있음이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다. 좀 욕심을 부린다면, 포항권의 다른 대학들에서도 미식축구동아리가 결성되어 동아리 차원의 순수 아마추어 팀들로서 정기전을 이어가면 좋을 것 같다. 물론 본교 차원에서도 미식축구OB 한분을 파트타임이나마 코치로 삼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있다. 초창기 몇 년은 한 OB분이 무보수로 코치해주셔서 지금도 고맙고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필자는 단지 동아리 지도교수라는 이름으로 홀리램스와 관련을 맺고 있지만, 학생들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이렇게 시간을 내어 합숙훈련도 하고 운동을 하며 다른 학교 팀들과 시합을 하고 또한 학교 이름을 알리고 있으니 뿌듯하면서도 미안한 마음뿐이다. 아무쪼록 이 미식축구팀이 지역사회에도 알려지고 나름대로 우리 포항지역을 알리는 브랜드중 하나가 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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