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서명수의 신중국사용설명서<12>]‘차(茶)의 나라’ 중국에서 펼쳐지는 차와 커피전쟁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차(茶)는 중국인의 일상생활에서 뗄 수 없는 필수품이었다. 차 없이는 단 하루도 생활할 수 없는 중국인의 차문화는 ‘신중국’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누구나 찻잎을 갖고 다니면서 차를 우려먹을 수 있는 용기를 갖고 다닌다. 택시나 버스기사의 옆에는 항상 차가 놓여있고 식당에서는 음식과 더불어 차를 함께 주문한다. 공항이나 터미널 등의 공공장소에는 누구나 뜨거운 물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온물통이 비치되어있고 식당에서도 손님이 갖고 온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뜨거운 물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뜨거운 물은 무료다.

‘룽징’ 녹차와 티에관인, 보이차 등 중국인이 사랑하는 10대 명차는 세계적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한 때 ‘차중의 차‘로 불리는 발효차 ’보이차‘는 사재기를 통한 투기수단에까지 오를 정도로 차는 여전히 중국인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홍콩을 빼앗긴 계기가 된 영국과 중국(당시 청(淸)왕조)의 ’아편전쟁‘(1840년) 역시 중국의 차를 대량 수입하던 영국과의 아편 밀수를 둘러싼 한 판 승부였다.
중국의 유명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라오서‘(老舍) 선생을 기리는 베이징에 있는 ’라오서차관’에 가면 차를 마시면서 ‘경극‘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대표적인 베이징 관광명소로 유명하다. 중국의 오랜 차문화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차관 중의 한 곳이다.

그러나 이런 중국인의 차 사랑에도 변화가 불고 있다. ‘커피’가 중국시장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차문화를 조심스럽게 밀어내고 있다. 1999년 스타벅스가 베이징의 랜드마크인 국제무역센터에 1호점을 낸 데 이어 2000년에는 자금성안에 매장을 개설, ‘중화주의‘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중국시장에 커피문화를 확산시키는 일등공신역할을 해왔다. 대표적인 서구문화의 상징인 스타벅스 매장은 2019년 말 중국내에서 3,700여 곳에 이르고 있는데 알리바바와 손잡고 커피배달서비스에 차의 본고장 중국에서 차까지 팔기 시작한 ’스타벅스‘는 2023년까지 6,000개의 매장을 확대한다는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2000년 자금성안에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서자 중국 내에서는 자금성에 ‘중국차관’(茶館)이 아니라 미국문화의 상징인 스타벅스가 입점한 것은 ‘중국문화의 자존심이 상처를 입혔다‘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스타벅스 자금성 매장은 당국이 애매한 이유로 꼬투리를 잡아 2007년 퇴출시킨 바 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커피매장이 지금처럼 확대되고 커피를 즐기는 인구가 급속하게 늘어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에서 ‘커피가게’를 찾기가 어려웠고 그나마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즐겨찾는 곳에 있는 스타벅스 같은 외국계 커피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은 차를 마실 수 있는 ‘차관‘을 찾는 것이 커피숍을 찾는 것보다 더 힘들어졌다. 물론 여전히 중국인들은 차를 사랑하고 있다. 차관이 사라진 것은 중국인들은 굳이 차관을 찾지 않아도 식당에서 식사와 더불어 차를 함께 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인의 커피문화에 불을 당긴 것은 20년 동안 중국시장을 장악해 온 스타벅스를 위협할 정도로 공격적인 확장 마케팅을 구사하는 중국 토종 커피브랜드 '루이싱'(瑞幸 luckin)였다. 로고에 그려진 사슴으로 인해 ‘사슴커피’로도 불리는 루이싱 커피는 스타벅스보다 20-30% 싼 가격과 앱을 통한 주문과 배달서비스를 도입, 단숨에 스타벅스를 따라잡을 기세로 폭풍성장하고 있다. 커피시장에 런칭한 지 2년 만에 스타벅스에 버금가는 3000여개 매장을 전중국에 오픈한 데 이어 올 연말까지는 4,500여개로 매장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매장수로는 스타벅스를 압도하게 되는 셈이다. 루이싱커피는 주문에서부터 결제까지 모든 것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진행하면서 ‘위챗페이’(weChatpay)가 일상화된 중국인의 생활문화와 결합되어 있다.

이제 신중국에서는 본격적으로 차와 커피의 대결이 펼쳐질 기세다. 스타벅스가 차의 본고장에서 차(茶)까지 팔기 시작했고 중국 토종브랜드는 커피대결에 이어 (과일)쥬스시장으로 전선을 확장시켰다. 바야흐로 중국에서는 차와 커피대전 2라운드가 펼쳐지고 있다.

대경일보   webmaster@dkilbo.com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경일보 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