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춘·최병준 경북도의원, 설계변경에 따른 예산낭비 백태 지적

경북교육청을 비롯한 도내 각 시군 교육지원청 발주 공사가 잦은 설계변경에 이어 부당한 예산부풀리기로 이어지고 있어 세수 절약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태춘(비례, 더불어민주당) 경북도의원은 최근 경북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일부 교육지원청 발주 공사가 당초 공사비 보다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50% 가까이 설계변경된 사례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병준(경주) 의원 역시 같은 내용을 질타하고 “당초 사업비 산정 때부터 정확하고 면밀한 계획 수립으로 예산낭비 및 설계변경 최소화해 예산부담을 줄이고 낭비요인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태춘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각급 교육청의 설계변경 및 예산부풀리기 사례는 말 그대로 요지경이다.

당초 예산에 포함하도록 규정된 부대공(주된 공사에 곁들여 하는 공사) 예산을 재차 책정하면서 지나치게 높게 잡는가하면, 학생 안전을 빌미로 불필요한 과정을 집어넣는 등 편법이 판을 치지만 견제장치는 부실하다.

지난 4월 착공해 이달 준공 예정인 점촌중앙초교 다목적강당 증측공사는 당초 16억2천140여만원의 공사에서 갑가기 설계변경에 따라 4천240여만원의 예산이 추가됐다.

문경교육지원청은 이에 대해 “정부시책에 따른 건설현장 추락사고 방지를 위해 강관비계를 시스템비계로 설계변경 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문경 신기초교도 38억3천800여만원 예산으로 지난 3월 착공한 다목적교실 증축공사를 추가요구사항이 있다는 이유로 설계변경해 예산 1억7천400여만원을 늘렸고, 상주 낙운중학교 화장실개선 및 천장공사도 오수배관이 당초 설계에 누락됐다며 29억1천여만원 예산에 3천400여만원을 추가했다.

각급 학교 등 교육시설에 대한 공사가 당초부터 허술한 설계로 시작되고 공사가 시작된 후 학교 측이나 공사업자의 요구에 흔들리며 설계변경이 남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군 지자체와 달리 교육청 조직에는 공사현장을 관리감독 할 수 있는 건축토목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공사업자의 요구나 학부모 등의 의견에 휘둘려 잦은 설계변경과 예산낭비가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건축토목직 전문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며, 특성화고(공고) 출신 특별전형으로 전문직을 채용하고 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한 20대 초반 인력들이 현장관리에 미숙한 점이 있다”고 털어놨다.

박태춘 의원은 “장기적 대안으로 현장관리 전문인력을 늘리고, 설계 심의위 및 설계변경 검토위 구성 등으로 사업 시작부터 철저한 시스템에 따르도록 해야 소중한 예산의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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