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억 부국장

“이쯤되면 막가자는 것이지요”
전직 대통령이 검사와의 대화에서 나온 말이 새삼 떠오르게 하고 있다.

9일 조간신문은 8일 전격적으로 발표된 검찰인사와 관련해 비판적인 기사를 일제히 쏟아냈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후 시작된 조국가족 관련 수사와 하명수사, 선거개입 수사 등 굵직한 사건들이 현재 진행 중인 상태에서 법무부가 전격적인 검찰인사를 발표하면서 대한민국이 또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 가고 있다.

9일 대다수의 조간신문들과 매체들은 추미애 법무장관이 취임하면서 예상됐던 검찰인사였지만 철저한 ‘윤석열 사단’의 팔다리를 자르는 검찰인사가 발표되자 앞다퉈 그 의도를 의심하는 비판글을 쏟아냈다.
윤 총장의 측근들이 사실 좌천되고 친문인사 중심의 인사가 발표되면서 의도가 의심되는 보복성 인사라는 데에 초점이 맞춰주고 있다.

윤석열 총장 취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총장님’이라 호칭하며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고 지시했지만 현 정부 인사에 대한 막상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인사권을 이용해 윤 총장의 측근들을 수사에서 배제하는 부서 또는 심지어 바다건너 제주도까지 내보내는 인사가 이뤄졌다.

청와대는 ‘부처에 대한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 임을 강조하며 애써 이번 인사에 대해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사내면을 살펴보면 ‘보복’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판단은 국민이 할 것이다.

특히 헌법에 명시된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한다는 조항마저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밀어부치기식 인사가 이뤄 졌다는 점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공감을 하지 않는 분위기다.
법을 준수하고 수호해야할 법무부가 법을 위반하고 무시하며 인사를 강행하면서 향후 정치권 등 이에 대한 반발과 함께 국민여론이 조국사태와 같이 또다시 양분되는 불행한 사태가 올 것을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국민들이 검찰인사에 이렇게 지대한 관심을 가진 적이 있는가.
몇 개월을 끌면서 국민들을 피로감에 젖게 한 조국가족사건을 비롯해 하명수사, 선거개입 등 초미의 국가적 굵직한 사건들을 검찰이 수사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이번 검찰인사에 대한 국민 관심도 그만큼 이슈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 검찰인사를 보면서 일부 시민들은 “나라가 미쳐가고 있다”고 비야냥 섞인 조롱을 하고 있다.

사족으로 정경심 교수의 재판일정이 처음부터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한다. 법조계는 이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고 의아해 한다.

위 두가지 사건만 보더라도 이를 접하는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떠올린다. “문재인 정권에서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만들겠다” 정말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살아있는 권력이 비리를 저지르면 대통령 말씀처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되는지,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인가를.

보복성 인사이다 수사방해를 위한 인사이다 등등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검찰인사이지만 국민적 관심이 쏠려있는 가운데 검찰이 현재 수사 진행 중인 굵직한 사건들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국민은 기대하고 믿고 있음을 현 정부는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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