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경자년, 2020년 새해가 밝았다. 특히 올해는 경자년, ‘쥐의 해’라고 한다. 쥐는 슬기롭고 부지런하고 번식력이 뛰어난 동물이다. 올 한해 쥐처럼 지혜롭고 부지런해서 풍성한 한해가 되면 좋겠다.

“우리는 우리가 읽는 것으로 만들어진다.” 이 말은 독일의 대표 문학가 마틴 발저의 저서 ‘어느 책 읽는 사람의 이력서’에서 한 말이다. 다양한 배경지식과 상황에 놓인 독자가 한 권의 책을 만나 꿈꾸는 것 그 자체는 ‘창조적 행위’와 같다는 의미다.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 지듯이 올 한해 우리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삶은 달라질 것이며 우리의 미래는 새로운 창조적 역사가 될 것이다.

우리의 정치는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아직도 흑백사상과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지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구태의연한 정치를 하고 있다. 국민들의 의식은 미래를 향해 앞서가고 있는데 우리 정치는 자꾸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정치에 대해서 환멸과 염증을 느낀다.

작년에 우리국회는 격량의 한복판 그 자체였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다. 그러나 우리 국회는 편 가르기와 싸움만 하다가 끝났다. ‘식물국회’, ‘동물국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회의원들은 국회에서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어떤 문제든 서로 양보해서 협의하는 것을 타협이라고 한다. 대화와 타협은 민주주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는 하나의 방식이고 절차다. 그래서 현대 민주주의는 대화와 토론 등의 절차를 거쳐 타협을 이루어 가는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이다. 서로 다른 주장이 있을 때, 서로의 입장에서 조금씩 물러나 양보와 타협을 하게 되면 좀 더 성숙한 국회가 될 것이다. 어떤 정치나 제도든지 완벽할 수 없다. 모두 장단점이 있다. 그러나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토론하고 대화하고 타협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이제 국회가 자기와 다르다고 더 이상 머리를 깎거나 장외 집회로 나가서는 안 된다. 국민은 국회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왕권시대에도 선군(善君)이나 충신(忠臣)은 목숨 걸고 백성을 위하여 바른 일을 하기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살피기 위하여 많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노력했다. 우리정치는 민심을 살펴야 한다. 민심을 떠난 정치는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정치는 천심의 소리를 들어야한다. 하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겸손한 정치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이 원하는 정치인이 되어야한다.

올해는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21대 총선이 있는 해이다. 더구나 바뀐 선거제는 국민의 여론과 민심의 소리에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 설수 있느냐에 따라서 성패가 갈린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변화지 않는 정치를 국민들이 바꾸어야한다.

미국의 유명 저술가 로버트 그린은 ‘사회적 인격’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회적 인격이란 ‘무리에서 생활하는 또 다른 자아’를 일컫는다. 국회의원들은 사회적 인격에 길들여져 있다. 소위 표를 위해서 보여 주기 식 쇼에 능하다. 그래서 국회위원들이 총대를 메기도 하고 위험을 더 잘 감수하고, 비이성적인 행동도 더 쉽게 한다. 마치 동화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절벽으로 뛰어드는 쥐떼들처럼 행동한다. 그들이 집단 논리에 매몰되고 그 분위기에 감염돼 국회를 동물원으로 만드는 한 바뀌는 것은 없다.

결국 정치인들이 변화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이 사회적 인격을 심판해야한다. 선거철이 되면 가짜 뉴스, 가짜 유튜브들이 판을 칠 것이다. 국민들이 가짜 뉴스를 감시하고 걸려내야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작은 희망도 잃지 않는 데서 비롯됐다. 깨어 있고 의식 있는 한 표, 한 표, 민심이 모이면 천심이 되어 결국 ‘동물국회’ 는 바뀌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국민이 바꾸지 않는 한 결코 정치인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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